김계관 북 외무성 제1부상 "일방 통보 유감이나 북미회담 절실히 필요"
트럼프 취소 통보 7시간만에 공식입장, 발 빠른 대처
트럼프 취소 통보 7시간만에 공식입장, 발 빠른 대처
사진 = 연합뉴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25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한반도와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하려는 우리의 목표와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며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공개한 서한에서 "(미북정상회담이)현 시점에선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다음 달 12일로 예정된 미북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지 7시 만에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김 부상은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한반도는 물론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인류의 염원에 부합되지 않는 결정이라고 단정하고 싶다"며 "돌연 일방적으로 회담 취소를 발표한 것은 우리로서는 뜻밖의 일이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먼저 유감의 뜻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북한의 커다란 분노와 노골적인 적대감'에 대해서는 "사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방적인 핵 폐기를 압박해온 미국 측의 지나친 언행이 불러온 반발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김 부상은 이어 "우리는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 그 자체가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의 첫걸음으로서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 두 나라 사이의 관계개선에 의미있는 출발점이 되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성의있는 노력을 다하여 왔다"며 "'트럼프방식'이라고 하는것이 쌍방의 우려를 다 같이 해소하고 우리의 요구조건에도 부합되며 문제 해결의 실질적 작용을 하는 현명한 방안이 되기를 은근히 기대했다"고 미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부상은 "만나서 첫술에 배가 부를 리는 없겠지만 한가지씩이라도 단계별로 해결해 나간다면 지금보다 관계가 좋아지면 좋아졌지 더 나빠지기야 하겠는가 하는 것쯤은 미국도 깊이 숙고해 보아야 할 것"이라며 대화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도 적극적으로 내비쳤다.
앞서 김 부상은 지난 16일 남북 고위급회담이 무산된 직후 리비아식 핵 폐기 방식을 주장해온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겨냥해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 가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김 부상이 미북정상회담이나 미북 간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뜻이 담긴 담화를 발표하면서 미북 관계에 변화를 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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