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주식시장서 20억달러 유출
신흥국서도 급격한 자금 이탈
"한국 선제적 통화정책 시급"
신흥국서도 급격한 자금 이탈
"한국 선제적 통화정책 시급"
한국과 미국 간 금리 역전에 따른 국내 외국인 자본 유출이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 4월에만 주식시장에서 20억 달러 이상이 유출됐고 채권자금은 증가세가 둔화돼 한 달만에 외자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미국 금리인상 및 국채금리 상승과 함께 신흥국에서 급격히 달러 자금이 이탈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선제적 통화정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9일 '4월 중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 보고서를 통해,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14억 달러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특히 4월 중 주식 자금은 미 국채금리 상승과 삼성전자 주식 액면분할 관련 경계감 등으로 20억4000만 달러가 이탈했다. 지난 2월에는 36억3000만 달러가 유출됐고 3월에 1억7000만 달러가 유입됐지만, 불과 한달만에 다시 외자 유출로 돌아선 것이다.
채권자금도 남북 관계 정상화에 따른 기대감으로 공공자금을 중심으로 유입세가 지속했지만 증가폭은 감소했다. 4월 중 채권자금은 6억4000만 달러 소폭 유입했지만 지난 2월(23억5000만 달러), 3월(9억6000만 달러)에 비해 증가폭이 갈수록 둔화하는 추세다.
지난 3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1.50~1.75%로 인상하면서, 한미간 금리가 역전됐지만 통화당국인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은 금리역전에 따른 외자 유출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금리역전 첫 달부터 외자 이탈이 현실화하면서 금융당국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미 연준이 6월에 추가적인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해외자본, 특히 달러자금의 이탈이 더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미국 기준금리 기준이 되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3%대에 육박하며 한은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미국 10년채 금리는 일시적으로 3%를 넘은 수준(3.03%)을 기록하며 지난 2014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미국발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 자금 이탈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본격화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최근 열흘 동안 연 27.5%이던 기준금리를 연 40%까지 올렸지만 달러 유출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아르헨티나는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상태다. 국내 시장에는 여타 신흥국 만큼의 파장은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등 경제지표가 양호한 편이고 남북관계 개선으로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원화 약세 요인이 계속 확대되고 있어 안심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임혜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강세로 일부 취약 신흥국은 자본유출 확대 등으로 통화 약세가 심화되고 있지만 원화는 남북관계개선 등에 따라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며 "다만 하반기 이후 제조업 경기 둔화, 수출 증가세 약화, 위험회피 성향 확대 등으로 약세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발 금리인상으로 투자자금 이동이 발생하면서 당초 금리인상에 유보적이던 한국은행도 금리인상 기조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특히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신임 위원에 매파 성향이 강한 인물들이 기용되면서 7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조은애기자 eunae@dt.co.kr
한국은행은 9일 '4월 중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 보고서를 통해,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14억 달러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특히 4월 중 주식 자금은 미 국채금리 상승과 삼성전자 주식 액면분할 관련 경계감 등으로 20억4000만 달러가 이탈했다. 지난 2월에는 36억3000만 달러가 유출됐고 3월에 1억7000만 달러가 유입됐지만, 불과 한달만에 다시 외자 유출로 돌아선 것이다.
채권자금도 남북 관계 정상화에 따른 기대감으로 공공자금을 중심으로 유입세가 지속했지만 증가폭은 감소했다. 4월 중 채권자금은 6억4000만 달러 소폭 유입했지만 지난 2월(23억5000만 달러), 3월(9억6000만 달러)에 비해 증가폭이 갈수록 둔화하는 추세다.
지난 3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1.50~1.75%로 인상하면서, 한미간 금리가 역전됐지만 통화당국인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은 금리역전에 따른 외자 유출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금리역전 첫 달부터 외자 이탈이 현실화하면서 금융당국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미 연준이 6월에 추가적인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해외자본, 특히 달러자금의 이탈이 더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미국 기준금리 기준이 되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3%대에 육박하며 한은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미국 10년채 금리는 일시적으로 3%를 넘은 수준(3.03%)을 기록하며 지난 2014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미국발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 자금 이탈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본격화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최근 열흘 동안 연 27.5%이던 기준금리를 연 40%까지 올렸지만 달러 유출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아르헨티나는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상태다. 국내 시장에는 여타 신흥국 만큼의 파장은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등 경제지표가 양호한 편이고 남북관계 개선으로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원화 약세 요인이 계속 확대되고 있어 안심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임혜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강세로 일부 취약 신흥국은 자본유출 확대 등으로 통화 약세가 심화되고 있지만 원화는 남북관계개선 등에 따라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며 "다만 하반기 이후 제조업 경기 둔화, 수출 증가세 약화, 위험회피 성향 확대 등으로 약세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발 금리인상으로 투자자금 이동이 발생하면서 당초 금리인상에 유보적이던 한국은행도 금리인상 기조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특히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신임 위원에 매파 성향이 강한 인물들이 기용되면서 7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조은애기자 euna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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