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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봅시다] 기업 R&D 조세지원 제도 현주소

세계는 세제지원 늘리는데… 한국, 공제대상 축소 '역주행'
조세지원제 14개중 10개 일몰예정
중소·중견기업 75% "활용 어렵다"
"조세지원 항목 통합… 제도 효율화" 

박종진 기자 truth@dt.co.kr | 입력: 2018-04-16 18:00
[2018년 04월 17일자 18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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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봅시다] 기업 R&D 조세지원 제도 현주소

[알아봅시다] 기업 R&D 조세지원 제도 현주소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 활성화를 위해 세계적으로 관련 조세지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최근 들어 R&D 관련 세제지원이 축소되는 추세여서 현장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OECD 국가 중 연구개발 조세지원제도 운영국가 수는 지난 1995년부터 꾸준히 늘어 2015년 28개국입니다.

◇세계 각국 R&D 조세지원 확대=미국은 지난 2015년 12월 18일 창업 초기 스타트업과 소규모 기업에 대한 R&D 조세지원을 확대하는 '패스액트'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R&D 세액공제가 영구화됐습니다. 영국, 프랑스, 캐나다, 호주 등은 아예 택스리펀 제도를 도입해 결손기업이 투자한 R&D 금액의 일정비율을 현금으로 환급해 주고 있습니다. 일본은 2013년부터 세액공제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2013년 총액형의 세액공제 한도액을 당기 법인세액의 20%에서 30%로 인상했고, 2014년에는 증가형의 세액공제율을 5%에서 5∼30%로 높아지는 형태로 개정했습니다. 일본은 또 오픈 이노베이션 R&D를 새로운 공제항목으로 추가했고, 중소기업에 한해 지식재산권 관련 지출 비용에 대한 세액공제를 허용했습니다. 작년에는 연구개발비 인정 범위에 '4차 산업혁명형 서비스' 개발을 추가했습니다.

◇한국은 인건비 등 공제대상 줄여=하지만 우리나라는 최근 중소기업 R&D 관련 세제지원을 줄이고 있습니다. 2013년 말 일몰기한이 된 '연구 및 인력개발준비금 손금산입' 제도가 폐지됐습니다. 2014년에는 세액공제 대상 '인력개발비'의 범위를 전 직원의 지출 비용에서 연구소 근무 직원 지출로 축소했습니다. 2016년에는 인건비 적용 범위를 줄였습니다. 기존에는 기업부설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연구전담요원, 연구보조원, 연구관리직원 모두 인건비에 대해 세액공제를 허용했는데 연구관리직원 인건비를 제외한 것입니다. '연구 및 인력개발 설비투자 세액공제'의 중소기업 공제율도 10%에서 6%로 줄였습니다. 기업부설연구소용 부동산에 대한 지방세 감면의 경우 기존에는 취득세와 재산세의 100%를 감면하다 2015년에는 75%, 2017년에는 60%로 비율이 낮아졌습니다.

오픈 이노베이션 관련 지원은 늘어났습니다. 2005년 말 폐지됐던 기술이전소득에 대한 과세특례 제도를 중소기업에 대해 2014년부터 재도입했고, 같은 해 기술혁신형 합병이나 주식취득에 대한 세액공제제도도 신설했습니다. 또 2015년에는 기술대여 소득에 대한 세액감면이 시작됐습니다. 2017년에는 기술취득금액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중소기업의 경우 7%에서 10%로 확대했습니다. 그러나 오픈 이노베이션 세제지원은 아직 활용도가 미흡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기술이전 및 기술취득 등에 대한 과세특례의 경우 2016년 법인실적 기준으로 중견기업 1개사(200만원), 중소기업 77개사(1억8400만원)에 불과합니다. 기술혁신형 주식취득에 대한 세액공제 역시 2015년 법인실적 기준으로 대기업과 중견기업 2개사(22억원), 중소기업 1개사(1억원)에 그쳤습니다.

◇기업들 "제도 활용 어려워"=조세지원은 중소기업의 기술혁신 활동을 지원하는 대표적인 수단입니다. 기업의 연구개발 지원제도 중에서 조세지원의 인지도가 가장 높게 나타납니다. 중소기업 기술통계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연구개발 지원제도 활용률은 조세지원이 가장 높습니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R&D 세액공제 제도 활용이 어렵다고 밝힙니다. 일반 R&D의 경우 기업의 43.6%가, 신성장동력 및 원천기술 R&D는 86.3%가 어렵다고 응답했습니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중소중견기업의 74.6%가 R&D 조세지원제도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R&D 조세지원제도의 종류가 너무 많아 세부 내용 파악이 어렵다는 지적이 가장 많습니다. 정부는 현재 총 14개의 R&D 조세지원제도를 운영하는데, 이 중 10개(조문 기준 9개)가 올해 말 일몰 예정입니다. 이를 계기로 일부 제도가 폐지될 것이라는 기업의 우려가 많습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지난해 기업부설연구소 보유 기업 1159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85.7%가 R&D 조세지원 축소 시 연구원 신규 채용을 줄이겠다고 답했습니다. 신태영 전 OECD 과학기술정책위원회 부의장의 2004년 연구에 따르면 R&D 투자에 대한 실효세율이 1% 감소할 때 민간 R&D 투자는 1688억원 정도 증가한다고 합니다. 조세 감면이 R&D 투자를 활성화시키고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효과가 크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중소기업의 경우 R&D 조세지원 100만원당 R&D 투자가 48만3000원 증가하고 R&D 조세감면에 1억원 투입 시 중소기업의 연구원 수가 0.158명 증가한다는 조사결과도 나왔습니다.

R&D 조세지원제도는 경상적 지출(조세특례제한법 제10조), 자본적 지출(제11조), 오픈 이노베이션 지출(제12조)이 별도 분류돼 있는데, 이들 조항을 통합해 제도를 효율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노민선 연구위원은 "R&D 조세지원 효과를 키울 방안을 찾고 세액공제를 받기 어려운 스타트업 지원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최근 스타트업에 대한 세제지원을 확대한 미국의 사례나 R&D 조세환급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인 영국, 프랑스, 캐나다, 호주 등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박종진기자 truth@dt.co.kr

도움말: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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