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블록체인, 미디어분야서 성공할까

신동희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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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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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블록체인, 미디어분야서 성공할까
신동희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블록체인(Blockchain)은 관리 대상 데이터를 '블록'이라고 하는 소규모 데이터들이 체인 형태의 연결고리 기반 분산 데이터 저장환경에 저장되어 누구도 임의로 수정할 수 없고 누구나 변경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분산 컴퓨팅 기술 기반의 데이터 위변조 방지 기술이다. 블록에는 해당 블록이 발견되기 이전에 사용자들에게 전파됐던 모든 거래 내역이 기록돼 있고, 이것은 P2P 방식으로 모든 사용자에게 동일하게 전송되므로 거래 내역을 임의로 변경하거나 누락시킬 수 없다. 블록은 발견된 날짜와 이전 블록에 대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블록들의 집합을 블록체인이라 칭한다. 수많은 기록을 그냥 한 묶음으로 만들어 버리는 기술이 암호화폐에 널리 쓰이고 있다. 비트코인이 블록체인이라는 개념을 처음 실증했고 이더리움이 스마트 컨트랙트라는 개념을 처음 구현한 것에서 볼 수 있듯,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러나 블록체인이 암호화폐에만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은 아니다. 이미 블록체인을 응용한 기술이나 서비스가 여러 분야에서 개발되고 있다.

블록체인이 미디어 시장에서도 잠재력을 폭발하고 새로운 혁신 동력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디어 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고 중계자 없이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거래의 신뢰도와 투명성 향상에 유리한 블록체인 기술은 콘텐츠 창작자와 배급 유통 플랫폼 사이의 불공정한 수익 분배와 저작권 침해 등 미디어 산업의 난제들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고 광고 전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콘텐츠 제작 및 유통, 저작권 관리, 광고 비즈니스 부문에서 이미 다양한 블록체인 기반 업체들과 서비스가 등장해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수익 배분의 투명성 보장과 저작권 보호에 대한 기대 이외에도 디지털 콘텐츠의 재판매 촉진, 신뢰도 높은 평판 시스템 구축, 콘텐츠 검색의 효율성 강화, 콘텐츠 투자 활성화 등으로 블록체인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 유통 분야에서는 미국의 피어트랙스(PeerTracks), 캐쉬코인(Kashcoin)과 같은 기업은 중개 사이트가 필요 없는 온라인 음원 거래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의 서비스 모델에서는 중개자가 없어도 저작권자와 사용자간의 직접적인 음원 거래가 가능하다. 거래 내역이 블록체인을 통해 투명하게 공개되는 만큼 저작권료 산정을 둘러싼 갈등이 해결되고 가상화폐를 통한 결제도 쉽기 때문이다. 콘텐츠 저작 분야에서는 호주의 베레딕텀(Veredictum) 회사는 영화 및 TV 콘텐츠의 불법 복제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영상 유통 플랫폼을 선보이고 있다. 이 플랫폼에서는 저작권을 침해한 경우 블록체인에 기록된 데이터를 통해 추적이 가능하다. 블록체인을 통해 온라인 광고의 허위 노출이나 클릭 수 조작과 같은 논란도 막을 수 있다. 모든 거래 참여자들이 승인해야만 실제 광고노출 실적으로 인정되는 만큼, 광고 노출을 조작하는 것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가짜뉴스의 해결책도 가능하다. 시빌(Civil)은 블록체인 기반의 공동 편집 작업을 통해 가짜뉴스로부터 자유롭고 광고의 압력에서도 해방될 수 있는 저널리즘을 위한 글로벌 마켓 플레이스를 지향하고 있다.

최근 국내 주요 신문사들도 블록체인에 특화한 전문매체 만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콘텐츠로 블록체인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4차 산업시대에 미디어산업의 비즈니스모델 창출을 꾀하려는 시도다. 여러 신문사들이 블록체인 전문 미디어를 설립하거나 미디어 기업이 블록체인 전문가 집단과 제휴하며 전문성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방송사는 블록체인과 관련한 콘텐츠를 준비하거나 블록체인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블록체인 관련 개별적 서비스나 콘텐츠라기보다 블록체인 생태계를 육성하는 것일 것이다. 몇몇 소수의 기업이 블록체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보다 여러 언론, 미디어, 각종 기업들이 함께 뛰어들어 플랫폼이 형성되고 파이가 키워지는 생태계가 형성되어야 한다. 일각에서는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핀테크 등의 디지털 생태계도 아직 형성이 덜 됐고 온라인 생태계 적응도 진행 중인 상황에서 블록체인은 아직 무리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블록체인이 버블인가 혁신인가의 문제는 생태계가 어떻게 자연스럽게 구성이 되느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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