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수입품 128개·30억달러 규모
중 "트럼프발 철강관세에 반격"
중 "트럼프발 철강관세에 반격"
중국이 미국 관세 압박에 농산물 관세 부과로 맞대응하면서 미·중 간 무역전쟁이 본격 시작됐다. 양국 기 싸움으로 우리나라 수출은 물론 세계 경제에 악영향이 발생할지 우려된다.
2일 현지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재정부는 국무원 비준을 거쳐 산하 관세세칙위원회가 이날부터 돼지고기와 과일 등 미국산 수입품 128개 품목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 재정부가 이날 발표한 '미국산 일부 수입품 관세 감면 중단 통보'에 따르면 중국은 돼지고기를 비롯해 미국산 수입품 8개 품목에 대해서는 25%의 관세를, 과일 등 120개 수입품에 대해선 15% 관세를 부과한다. 128개 대상 품목의 지난해 수입액은 30억 달러에 달한다.
관세세칙위는 이같은 조치가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를 근거로 중국산 철강·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한 대응조치라고 밝혔다. 중국 재정부는 "미국의 232조 조사 결과에 따른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하고, 안보 예외 규정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사실상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로 중국 이익을 엄중히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은 다자무역체제를 지지한다"며 "이번 조치는 WTO 규정에 따라 중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정당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중국 상무부는 "우리는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에 따른 조처에 대응해 지난달 23일 양허관세 중단 리스트를 발표하고, 대중의 의견을 수렴했다"며 "많은 국민이 전화와 이메일 등의 방식으로 이번 조처와 양허관세 중단 리스트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고 이번 조치가 민의를 반영한 정당한 조처라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사평에서 "미·중 양측이 무역전쟁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하지는 않고 있지만, 이미 무역전쟁이 불꽃을 튀고 있다"며 "이번 중국 보복 조치는 트럼프 미 행정부의 중국산 철강 관세 부과에 대한 반격"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500억∼600억 달러(약 53조∼63조7800억 달러)에 이르는 중국산 수입품에 25％ 세를 물리기로 한 행정명령에 대한 추가 보복 조치 가능성을 열어 뒀다. 중국은 미국이 생산하는 전체 대두의 3분의1을 수입하고 있는데, 대두(메주콩) 등 일부 민감한 품목은 이번 조치에 포함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 기반을 타격하는 방식으로 통상 보복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관세 표적이 선택된 농축산물은 지난 미 대통령 선거 때 공화당 후보이던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아이오와, 일리노이, 인디애나 등 '팜 벨트'(농장지대) 주에서 주로 생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양국의 상호 무역 의존도가 높은 만큼, 파국까지는 가지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당장은 미국이 중국의 정보기술(IT) 품목을 주요 무역 보복 대상 품목으로, 중국은 미국 대두 등 농산물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양상으로 갈 가능성이 크지만, 추가 보복조치가 바로 나올지는 미지수라는 반응이다.
박천일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단장은 "중국의 이번 조치는 규모가 30억 달러 수준에 불과해, 보복이라기보다는 미국 301조 관세 조치 발표에 앞서 일종의 기 싸움 차원으로 보인다"며 "양국 모두 전면전으로 갈 경우 이익이 없다는 걸 잘 아는 만큼, 겉으로는 맞받아치면서 뒤로는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2일 현지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재정부는 국무원 비준을 거쳐 산하 관세세칙위원회가 이날부터 돼지고기와 과일 등 미국산 수입품 128개 품목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 재정부가 이날 발표한 '미국산 일부 수입품 관세 감면 중단 통보'에 따르면 중국은 돼지고기를 비롯해 미국산 수입품 8개 품목에 대해서는 25%의 관세를, 과일 등 120개 수입품에 대해선 15% 관세를 부과한다. 128개 대상 품목의 지난해 수입액은 30억 달러에 달한다.
관세세칙위는 이같은 조치가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를 근거로 중국산 철강·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한 대응조치라고 밝혔다. 중국 재정부는 "미국의 232조 조사 결과에 따른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하고, 안보 예외 규정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사실상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로 중국 이익을 엄중히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은 다자무역체제를 지지한다"며 "이번 조치는 WTO 규정에 따라 중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정당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중국 상무부는 "우리는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에 따른 조처에 대응해 지난달 23일 양허관세 중단 리스트를 발표하고, 대중의 의견을 수렴했다"며 "많은 국민이 전화와 이메일 등의 방식으로 이번 조처와 양허관세 중단 리스트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고 이번 조치가 민의를 반영한 정당한 조처라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사평에서 "미·중 양측이 무역전쟁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하지는 않고 있지만, 이미 무역전쟁이 불꽃을 튀고 있다"며 "이번 중국 보복 조치는 트럼프 미 행정부의 중국산 철강 관세 부과에 대한 반격"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500억∼600억 달러(약 53조∼63조7800억 달러)에 이르는 중국산 수입품에 25％ 세를 물리기로 한 행정명령에 대한 추가 보복 조치 가능성을 열어 뒀다. 중국은 미국이 생산하는 전체 대두의 3분의1을 수입하고 있는데, 대두(메주콩) 등 일부 민감한 품목은 이번 조치에 포함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 기반을 타격하는 방식으로 통상 보복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관세 표적이 선택된 농축산물은 지난 미 대통령 선거 때 공화당 후보이던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아이오와, 일리노이, 인디애나 등 '팜 벨트'(농장지대) 주에서 주로 생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양국의 상호 무역 의존도가 높은 만큼, 파국까지는 가지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당장은 미국이 중국의 정보기술(IT) 품목을 주요 무역 보복 대상 품목으로, 중국은 미국 대두 등 농산물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양상으로 갈 가능성이 크지만, 추가 보복조치가 바로 나올지는 미지수라는 반응이다.
박천일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단장은 "중국의 이번 조치는 규모가 30억 달러 수준에 불과해, 보복이라기보다는 미국 301조 관세 조치 발표에 앞서 일종의 기 싸움 차원으로 보인다"며 "양국 모두 전면전으로 갈 경우 이익이 없다는 걸 잘 아는 만큼, 겉으로는 맞받아치면서 뒤로는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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