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성과 우선…현실적 부담"
중기·하청업체 경영압박 가중
대기업, 사전대비 영향 적어
"연착륙 위해 제도보완 필요"
상의 "불확실성 해소 다행"
경총 "영세기업 부담만 가중"
중기·하청업체 경영압박 가중
대기업, 사전대비 영향 적어
"연착륙 위해 제도보완 필요"
상의 "불확실성 해소 다행"
경총 "영세기업 부담만 가중"
'근로시간 단축법' 통과 각계 반응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27일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기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중소기업들의 경영난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압박에 시달리는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가 주말 근로 수당 인상 등으로 경영 사정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 20여 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 대표는 "근로시간 단축보다는 생존이 더 중요하다"며 "고용주로서 근로시간을 지키는 것은 당연하지만, 매출과 성과를 만드는 게 우선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를 만드는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직원들의 임금 상승, 저녁이 있는 삶 등 방향은 좋지만, 최저임금 인상과 비슷한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며 "대기업은 상관없겠지만, 중소기업, 하청 업체들이 견딜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당장 납기일을 맞춰야 하는 상황에서 야근에 대한 부담이 경영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직원들도 근로시간 단축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정부 움직임에 맞춰 근로시간을 줄이는 중인데, 마치 근무하자마자 퇴근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 업무 진도가 빨리 나가지 않는다는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은 미리 근로시간 단축에 대비해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각 사업부문 책임자들에게 가능한 주당 근무시간 52시간을 맞추라고 권고했다. 기아자동차도 작년 잔업 중단과 특근 최소화 방침을 노조에 통보했다. 24시간 공장을 가동해야 하는 반도체·석유화학 대기업도 이미 4개 조, 3교대를 정착시켜 주간 근무시간을 52시간 이하로 맞춰놨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대기업에서도 부작용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4대 그룹에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연중 가동하는 생산설비에서 인력 운용을 어떻게 해야 할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제도의 긍정적인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연착륙할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제단체들도 법안 취지는 이해하지만, 중소기업 인건비 부담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재근 대한상의 기업환경조사본부장은 "산업현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은 다행"이라면서도 "공무원에 적용하는 유급 공휴일의 민간기업 적용, 특례업종 축소 등으로 기업의 부담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공휴일까지 법정 유급휴일로 지정한다면 그 부담은 영세기업에 집중될 것"이라며 "인력난 속에서 생산 납기를 맞추기 위해 휴일근로가 불가피한 경우가 많아, 휴일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영세기업 부담만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한국경제연구원의 '근로시간 단축의 비용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이 현재 생산량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휴일 중복 가산(통상임금 200%) 효과를 빼고 연간 12조1000억원 수준이다. 규모별로는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근로시간 단축 비용 부담이 8조6000억원으로, 전체의 약 70%에 이를 전망이다. 한경연은 또 초과근로 시간이 많은 30~299인, 30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주당 연장근로가 12시간으로 제한되면 지금보다 각 0.4%, 0.9% 임금이 줄어드는 부작용도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박정일·강해령기자 comja77@dt.co.kr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27일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기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중소기업들의 경영난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압박에 시달리는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가 주말 근로 수당 인상 등으로 경영 사정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 20여 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 대표는 "근로시간 단축보다는 생존이 더 중요하다"며 "고용주로서 근로시간을 지키는 것은 당연하지만, 매출과 성과를 만드는 게 우선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를 만드는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직원들의 임금 상승, 저녁이 있는 삶 등 방향은 좋지만, 최저임금 인상과 비슷한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며 "대기업은 상관없겠지만, 중소기업, 하청 업체들이 견딜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당장 납기일을 맞춰야 하는 상황에서 야근에 대한 부담이 경영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직원들도 근로시간 단축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정부 움직임에 맞춰 근로시간을 줄이는 중인데, 마치 근무하자마자 퇴근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 업무 진도가 빨리 나가지 않는다는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은 미리 근로시간 단축에 대비해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각 사업부문 책임자들에게 가능한 주당 근무시간 52시간을 맞추라고 권고했다. 기아자동차도 작년 잔업 중단과 특근 최소화 방침을 노조에 통보했다. 24시간 공장을 가동해야 하는 반도체·석유화학 대기업도 이미 4개 조, 3교대를 정착시켜 주간 근무시간을 52시간 이하로 맞춰놨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대기업에서도 부작용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4대 그룹에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연중 가동하는 생산설비에서 인력 운용을 어떻게 해야 할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제도의 긍정적인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연착륙할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제단체들도 법안 취지는 이해하지만, 중소기업 인건비 부담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재근 대한상의 기업환경조사본부장은 "산업현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은 다행"이라면서도 "공무원에 적용하는 유급 공휴일의 민간기업 적용, 특례업종 축소 등으로 기업의 부담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공휴일까지 법정 유급휴일로 지정한다면 그 부담은 영세기업에 집중될 것"이라며 "인력난 속에서 생산 납기를 맞추기 위해 휴일근로가 불가피한 경우가 많아, 휴일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영세기업 부담만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한국경제연구원의 '근로시간 단축의 비용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이 현재 생산량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휴일 중복 가산(통상임금 200%) 효과를 빼고 연간 12조1000억원 수준이다. 규모별로는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근로시간 단축 비용 부담이 8조6000억원으로, 전체의 약 70%에 이를 전망이다. 한경연은 또 초과근로 시간이 많은 30~299인, 30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주당 연장근로가 12시간으로 제한되면 지금보다 각 0.4%, 0.9% 임금이 줄어드는 부작용도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박정일·강해령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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