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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융합교육 말로만 그쳐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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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원 숙명여대 소프트웨어학부 교수
[시론] 융합교육 말로만 그쳐선 안된다
최종원 숙명여대 소프트웨어학부 교수
4차 산업혁명시대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에 대한 화두 속에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이공계 인력난 해소 방안을 마련할 것을 관련 정부부처에 지시했다고 한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대학 구조개혁 평가, 기관 인증 평가 등을 통해 대학 입학 정원을 조정하는 상황에서 대학들은 또 하나의 고민을 안게 된 것 같다.

사실 이공계 기피현상 등 이공계 인력 수급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연구개발 투자 확대, 이공계 인력에 대한 처우 개선 등의 노력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로 진출하려는 학생과 연구자의 유입이 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여전히 2023년까지 공학분야에서만 연평균 약 3만 명 정도의 인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통계가 나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최근에 투기열풍이 불고 있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의 암호화폐에 대한 현상은 젊은이들이 그곳에서 무언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비록 그것이 헛된 희망일지라도 말이다.

이공계 인재를 육성하는 곳은 대학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대학에 가서 교육을 받으면 무언가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보게 만들어야 한다. 대학에서는 최근 5년 정도 민간기업의 지원을 받아 소프트웨어 분야 전공자가 아닌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과정을 만들어 교육해오고 있는데 매우 만족스런 결과를 얻은 바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지원이 중단돼 곧 이 프로그램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 자체의 노력으로 이러한 프로그램이 지속될 수 있도록 대학 재정 개선 환경을 정부가 만들어 준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그런데 정부는 대학의 재정 문제 개선에 있어서 대학의 손과 발을 묶어 놓고 있다.

학생들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첫 입시에서는 기대수준을 낮춰 수도권이 아닌 대학에 입학하고 1~2년 열심히 공부해 수도권 대학으로 편입학을 하려고 하는데 수도권 대학은 이들 수요를 모두 충족시킬 수 없는 환경이다. 수도권 대학은 중도이탈학생이 발생해 충원할 수 있는 자리가 있더라도 수도권이 아닌 대학으로부터 학생들의 많은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2013년도부터 교지확보율, 교사확보율 등이 낮은 대학교는 교원확보율이 높아도 최대 15%까지만 충원할 수 있다. 즉, 대학의 입장에서는 100명의 결원이 생겨도 15명밖에 충원을 못해 학생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으며 재정적으로도 큰 손실을 입고 있다. 이제 이런 조건을 개선해 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존중하는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대학은 지난 10년간 등록금 동결로 재정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전임교원 확보율, 교원 확보율 등으로 인해 교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등록금 수입에서 임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자체적으로 재정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물가는 오르는데 학생 수 감소로 수입이 적으니 대학운영이 어려운 것이다. 지금 평창동계 올림픽이 진행되고 있는데 선수와 지도자, 임원 등이 혼연일체가 되어 노력할 때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학생, 교수, 행정조직이 삼박자를 맞춰 돌아가야 우수한 인력을 배출해 이들이 사회에 공헌을 하고 그들로부터의 기부를 통해 학교의 재정 건전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선순환이 될 수 있다. 그런데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들과 행정직원들은 임금이 동결돼 사기가 매우 낮아져 있다. 또한 학생들에 대한 교내의 장학금 지급률과 정부의 국가장학금 II 유형이 연계돼 있어 장학금 지급률이 조금이라도 낮아지면 학생들이 국가장학금을 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받게 돼 대학은 이 장학금 비율 조정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학의 상황에 따라 장학금 비율을 일정 조정할 수 있도록 숨통을 터주는 정책을 기대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인재 육성을 담당하고 있는 것은 대학이며, 창의적 융합교육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면 대학의 교육환경 개선이 최우선이다. 정부의 대학 재정 지원사업도 좋지만 대학이 스스로 무언가를 해볼 수 있는 여지를 주는 정책을 만들어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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