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잠정 영업익 53.6조원
LG전자도 역대 2위 호실적 불구
반도체 공급과잉 가격하락 우려
LCD 중국 저가공세 주도권 뺏겨
유가상승·환율하락 등 '첩첩산중'
LG전자도 역대 2위 호실적 불구
반도체 공급과잉 가격하락 우려
LCD 중국 저가공세 주도권 뺏겨
유가상승·환율하락 등 '첩첩산중'
다음주 주요기업 어닝시즌 돌입
다음 주부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대기업들의 작년 경영실적이 발표된다. 역대 최고 실적 달성이 유력한 상황인데도, 기업들 표정이 밝지 않다. 메모리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등 주력 제품의 시황 악화, 유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불투명, 환율 부담까지 올해 경영 환경이 '첩첩산중'이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감독원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3일 LG디스플레이와 삼성SDI를 시작으로 포스코, LG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삼성전기, 삼성전자, SK이노베이션, LG화학 등의 순서로 시가총액 기준 40위권 안쪽에 있는 주요 제조 대기업의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이들은 지난해 반도체·디스플레이·석유화학 업종 호조 등에 힘입어 역대 최고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지난 9일 잠정 실적을 내놓은 삼성전자의 경우 창사 이후 처음으로 50조원을 돌파한 53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측됐다. LG전자 역시 2조4468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역대 두번째로 좋은 성적표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이 집계한 증권사 추정치 평균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13조원 이상의 영업이익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 역시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이 유력하다.
SK이노베이션은 2016년 기록했던 사상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작년 또 한 번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도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삼성SDI는 흑자 전환이 확실하고, 삼성전기와 포스코도 본격적인 실적 회복세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자동차만 영업이익이 다소 줄었지만, 매출 오름세는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실적호조에도 이들 기업 분위기는 그다지 밝지 않다.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은 임직원에 초심으로 돌아갈 것을 주문했고,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은 "환경에 더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른 대기업 CEO도 신사업 육성과 사업구조 고도화 등을 언급하며 '위기론'을 들고 나왔다.
녹록지 않은 시장 상황이 그 이유다. 메모리반도체는 중국의 시장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벌써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 우려가 나오고 있고, LCD는 이미 가격 경쟁에 밀려 중국에 주도권을 넘겨준 상황이다. 여기에 국제유가 상승과 중국의 석유화학 제품 자급률 확대로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수익성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작년부터 이어지는 원화 강세는 대부분의 수출 제조업체의 수익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로 두바이유 가격은 최근 3개월 동안 20% 상승했고,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작년 말 기준으로 보합세다. 작년 내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3개월 동안 5.5% 급락했다. 재계 관계자는 "역대급 실적 호조에 위기를 언급하는 것이 엄살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시장 변화의 흐름이 갈수록 빨라지면서 조금만 대응이 늦어도 생존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