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학술 상업화 부채질 `순OA저널` 손질해야

권영선 KAIST 경영대학 교수

  •  
  • 입력: 2017-12-25 18:00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시론] 학술 상업화 부채질 `순OA저널` 손질해야
권영선 KAIST 경영대학 교수

OA 저널(Open Access Journal)은 모든 사람이 인터넷을 통해 논문 정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학술논문집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무료이용 학술정보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무료이용 학술정보 서비스는 지식을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 지식발전을 가속화 시킬 수 있다는 개방적 가치관에서 시작됐다.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국제학술지 구독료 또한 이러한 운동의 확산에 기여했다.

전통적으로 학술논문 출판시장은 이용자 요금인 구독료로 운영돼 왔다. 지식 공급자인 학자는 논문을 쓰고 자유롭게 학술지를 선택해 투고를 한다. 논문은 소정의 심사과정을 거치게 되고 심사를 통과하면 학술지에 출판된다. 출판사는 도서관, 기업과 같은 기관구독자나 개인 구독자로부터 징수하는 구독료로 출판비용을 회수한다.

대표적 구독기관인 도서관은 예산제약으로 수많은 학술지를 다 구독할 수는 없기 때문에 영향력이 큰 학술지를 선별해 구독한다. 학술지의 영향력은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의 피인용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 지식발전은 기존지식에 근거하기 때문에 후발 연구자가 많이 인용한다는 것은 그 만큼 영향력 있는 논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학 연구역량 평가에도 피인용 지수는 중요한 변수로 이용되고 있다.

인터넷 개방성 정신에 기반을 두고 인류가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자는 OA저널 아이디어가 제시되고 실행된 후 약 15년이 지난 현재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무료이용 학술정보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첫째는 출판사가 전통방식으로 학술지를 발간하면서 저자에게 자신의 부담으로 논문을 무료이용 논문으로 지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방식이다. 즉, 논문심사 이후 게재 승인을 받은 저자가 무료이용을 선택한 경우에만 논문 한 편당 대략 250만원을 지불하면 된다. 이렇게 무료 제공되는 논문비중은 출판사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대개 연간 출판논문의 5% 이내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둘째는 순수한 무료이용 학술지(OA저널) 방식이다. 이 경우 논문 투고와 심사 절차는 전통방식과 동일하나 심사를 거쳐 게재 승인을 받았어도 게재료를 내야만 게재가 된다. 논문 게재료를 낼 수 없는 학자는 원천적으로 자신의 연구결과를 발표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 이 경우에도 논문 게재료는 학술지마다 차이는 있으나 평균 논문 한 편당 250만원 정도라고 한다.

셋째 방식은 지식의 공유를 확산하기 위해 활동하는 비영리 재단 등이 무료이용 학술지 발간비용을 부담하는 경우이다. 학술정보의 무료이용을 위한 세 방식 중 문제가 되는 것은 두 번째 순OA저널 방식이다. 전통적인 논문 발간 방식보다 빠르게 지식을 무료로 공유한다는 숭고한 목적을 표방하고 있으나 혁신을 가장한 돈벌이일 뿐이기 때문이다.

순OA저널 방식은 출판사가 출판비용을 이용자가 아닌 지식 생산자인 학자로부터 회수하는 방식으로서 돈이 없는 학자에게는 연구결과를 발표할 기회를 박탈하는 출판방식이다. 학문의 자유 나아가 사상의 자유를 제약할 것이고 학술계의 상업화를 초래하는 돈벌이인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학술지 발간이 돈벌이로 이용되면서 논문심사 과정이 허술하게 운영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한 국제 OA저널의 경우 매월 논문을 약 120편 발간 한다. 이는 전통적으로 한 학술지가 1년에 걸쳐 발간하는 논문 수 보다 많은 숫자다. 저자가 선택할 경우에 한해서 무료 이용을 허용하는 첫 번째 방식에서 이를 선택하는 학자가 5% 미만이라는 사실이 순OA저널 게재가 돈 내고 쉽게 논문을 게재하는 상업적 거래라는 주장을 설득력 있게 뒷받침 하는 방증인 것이다.

국내에서 OA저널 게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규제가 필요하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