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필규 중소기업연구원 수석연구원
![[디지털산책] 잠들어 있는 화상회의시스템](http://contents.dt.co.kr/images/201712/2017121202102251607001[1].jpg "[디지털산책] 잠들어 있는 화상회의시스템")
적폐청산이냐 정치보복이냐의 공방이 정면충돌하고 있다. 오랜 관행이냐 내로남불이냐의 논란도 뜨겁다. 정치보복이 아닌 적폐청산을 하고 더 이상 내로남불이 아닌 제대로 된 리더를 볼 수 있으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현자들이 적폐청산과 내로남불을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어떤 시스템을 만들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대표적인 적폐라고 일컬어지는 낙하산 인사를 예로 들어보자. 새로운 기관장을 뽑는 회의실에 회의의 모든 과정을 기록하는 화상회의시스템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어떤 이야기들이 오가겠는가? 누군가 뒤에서 힘센 사람이 밀고 있는 후보라도 도덕성과 능력면에서 자격이 안된다면 심사위원들이 동의할 수 있겠는가? 일거수 일투족이 기록에 남는 화상회의 시스템하에서는 하명이나 연고에 의한 기관장 선정이 어려워질 것이다.
이렇게 투명한 절차를 거쳐 공정하게 선정된 기관장이라면 해당기관도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으로 운영하지 않겠는가? 화상회의시스템을 도입해 리더만 제대로 뽑아도 적폐는 청산되고 조직과 나라는 완전히 바뀔 수 있다. 시스템으로 리더를 교체하고 선정하니 정치보복이라는 말도 나오지 않을 것이다.
화상회의시스템을 모든 정책결정과정에 도입하면 어떨까? 부처가 전국 각지로 분산돼 정책수립과 협의를 위해 KTX타고 다니면서 생기는 비효율과 낭비가 엄청나다는데 왜 준비돼 있는 화상회의를 사용하지 않을까? 화상회의를 사용하면 서울과 지방을 오가는 수고는 덜겠지만 정책결정과정의 민낯이 모두 드러난다.
지금까지는 잘못된 의사결정을 해도 누가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있는 장치가 거의 없고 그래서 책임을 지는 사람도 없었다. 그러나 화상회의에 정책결정과정이 모두 기록돼 언제든 공개될 수 있다고 하면 나몰라라식의 무책임한 관행이나 내로남불식의 도덕적 해이는 더 이상 발붙일 곳이 없어지게 될 것이다. 문제는 재벌공화국과 관료공화국의 숨겨진 이권사회와 이권경제에 기생해 이러한 기록과 공개를 불편해 하는 기득권 세력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저항이야말로 진짜 청산해야 할 적폐이고 화상회의는 가장 효율적인 적폐청산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는 4차 산업혁명과 혁신성장에서도 화상회의시스템은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은 사람과 기술과 기계를 연결하고 융합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이다. 연결과 융합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모두가 스스로 열려 있어야 한다. 감춰져 있는 정보가 공개되고 연결돼 빅데이터와 집단지성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서로간에 벽을 쌓고 스스로를 감추는 은폐사회, 은폐경영, 은폐행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거야말로 청산해야할 적폐이고 혁신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오픈사회, 오픈경영, 오픈행정을 만드는 것이 필수불가결하다. 화상회의시스템은 정보의 투명한 공개와 연결을 촉진해 우리나라를 오픈코리아로 만드는 핵심 인프라가 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투명하고 공정한 오픈코리아가 되면 열정 넘치고 끼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앞다투어 창업할 것이다.
투명하게 혁신노력을 하는 기업에게는 사람과 돈이 몰리면서 성장해갈 것이다. 성장하는 기업들은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소득을 향상시켜 양극화를 개선해갈 것이다. 화상회의시스템이 정치보복 논란을 잠재우면서 오픈코리아, 창업코리아, 성장코리아를 통해 적폐청산과 혁신성장을 실현할 수 있는 마법의 킹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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