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관련법안 해당상임위 제출
기술적 변화로 사용못할때 승인
'5G 시대' 주파수 활용도 극대화
할당대가 일부 환급내용도 포함
전략적 할당 받은후 반납 '악용'
경매대가 천정부지 상승 우려도
[디지털타임스 강은성 기자]내년 5세대이동통신(5G) 주파수 할당이 예정된 가운데, 주파수를 받은 사업자가 불가피하게 이를 사용할 수 없을 경우 '주파수 반납'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두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과거 LG텔레콤(현 LG유플러스)이 2.1㎓ 대역을 할당받았다가 반납하면서 금전적 손실과 CEO 교체까지 겪었던 사태를 최소화하고 주파수 활용도를 극대화하자는 의도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국회를 중심으로 '주파수 반납'을 허용하는 전파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이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오세정 의원(국민의당)이 관련 근거를 신설한 전파법 일부개정안을 상임위에 제출한 상태다.
현행 전파법 제14조에서는 주파수를 할당받은 사업자가 법으로 정한 기한이 지날 경우 해당 주파수를 양도나 임대는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반납'은 허용하지 않는다.
이를 어기고 주파수를 반납한 사례가 LG텔레콤이다. 이 회사는 2G CDMA 방식과 동일한 3G 이동통신망을 구축하기 위해 '동기식 IMT-2000' 용도로 2.1㎓ 대역의 주파수를 할당받았지만, 전 세계적으로 CDMA 통신권역이 위축되고 3G 이동통신에서는 비동기 방식 GSM 기술이 주류를 형성하자 지난 2006년 2.1㎓ 주파수 대역을 반납했다. 정부도 LG텔레콤에 부여한 동기식 IMT-2000 사업권을 회수했다.
이 과정에서 LG텔레콤은 제대로 사용 못하고 점유만 했던 2.1㎓ 대역 주파수 대가로 3000억원 이상을 지불한 데 이어 주파수 할당에 따른 이행의무 및 기간통신사업자 역무 위반 등 전파법과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으로 당시 최고경영자였던 남용 사장이 불명예 퇴진했다.
이번 전파법 개정은 주파수 할당을 받은 사업자가 경제적·기술적 환경의 급변 등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의 승인을 얻어 주파수 이용권을 반납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두겠다는 것이다. 과거 LG텔레콤과 같은 사태를 방지하자는 취지다.
국회 관계자는 "유한한 자원인 주파수는 5G 시대에 더욱 몸값이 높아지고 활용도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만큼 가치가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주파수를 할당받은 사업자가 이행 계획을 제대로 실천하지도 못하면서 '반납'에 따른 패널티가 두려워 점유만 하는 것은 국가 자원을 낭비하는 일"이라면서 "때문에 활용 역량이 부족한 사업자는 조속히 주파수를 반납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다른 역량 있는 사업자가 주파수를 재할당받아 활용도를 극대화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개정안에는 주파수를 반납할 경우 이미 납부한 할당대가 중 일부를 국가로부터 '반환'받는 방안도 담겼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 같은 개정안에 적지 않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정보통신정책 전문가는 "주파수는 유한한 자원인 만큼 할당받는 즉시 해당 사업자가 그 주파수를 '독점'한다는 특징이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해당 주파수를 경쟁사업자가 확보하지 못하도록 전략적으로 할당받고 이후 주파수를 반납하는 등 '악용' 사례가 나올 수 있으므로 이제 대한 구체적인 방지 대책도 법안에 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도 "현재 주파수는 경매 방식이기 때문에 경쟁사업자를 견제하기 위한 용도로 경매 대가를 끌어올리는 것이 부작용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만약 반납까지 허용된다면 경매대가가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예상치 못한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