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부재속 인사적체 해소
반도체·DS부문 승진 '역대 최대 수준'
깜짝 발탁 승진자 수는 예년보다 줄어
후속보직인사 사업지원 TF조직 구성
전자 계열사간 연결고리 역할 맡을 듯
반도체·DS부문 승진 '역대 최대 수준'
깜짝 발탁 승진자 수는 예년보다 줄어
후속보직인사 사업지원 TF조직 구성
전자 계열사간 연결고리 역할 맡을 듯
■삼성 임원인사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에 따른 오너 부재 속에서도 삼성전자가 16일 200명이 넘는 대규모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파격보다는 기존의 성과주의 인사 원칙을 유지한 채, 세대교체 인사 기조를 이어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향후 조직개편과 정현호 전 삼성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사장)이 맡을 사업지원 TF(태스크포스)의 구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이번 인사에서는 일부에서 예상했던 대대적 세대교체나 깜짝 인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을 이끌고 있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에서 역대 최대 수준의 승진이 있었지만, 깜짝 발탁 승진자 수는 오히려 예년보다 줄었다.
삼성전자의 발탁 승진자 수는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한 실적 호조에 힘입어 2013년에 무려 50명이나 나왔지만, 2014년 31명, 2015년 24명으로 줄었고, 지난 5월에는 8명, 이번 인사에서는 15명이었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에 이재용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됐기보다는 기존 성과주의 인사 기조를 그대로 이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2015년 말 이후 지난 5월과 이번까지 두 차례의 인사에서 총 317명의 임원 승진이 있었는데, 이는 연간으로 따지면 지난 2014년 165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일부에서는 이번 인사에서 무려 27명의 부사장 승진 인사가 났다는 점에서, 이후 이 부회장의 복귀와 세대교체를 위한 준비 작업을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재계는 조만간 있을 삼성전자 조직개편이 어떻게 이뤄질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후속 보직 인사에서 정현호 사장이 맡을 사업지원 TF의 조직 구성이 어떻게 될지가 최대 관심사다. 삼성전자 측은 이 조직이 최고경영자(CEO)의 보좌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선을 긋긴 했지만, 재계는 삼성전자의 각 사업 부문뿐 아니라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각 전자 계열사와의 투자·사업 정리 등 연결고리 역할까지 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조직이 과거 미래전략실 수준의 핵심 조직으로 만들어질 가능성을 높다는 게 재계 시각이다.
컨트롤타워 구축의 필요성은 삼성전자 내·외부에서 수차례 나왔다. 실제 이달 초 사장단 인사 발표 후, 무려 2주일이 지나서 임원 승진 인사가 나온 것 역시 각 사업부문 또는 계열사 간 인사 마찰을 조율할 중재 조직이 없어서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2010년 이후 사장단 인사와 임원 승진 인사의 시차가 가장 컸던 것은 2011년의 엿새(12월 7일-12월 13일)였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사업지원TF를 신설하겠다고 했을 때 사실상 미래전략실의 부활이라는 세간의 오해를 받았던 만큼, 추가 조직개편에도 적잖은 고민이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사업지원TF를 이미 만들겠다고 한 만큼, 인사나 재무 등에서 조직 안정화를 위한 일정 수준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조직개편에서 반도체 부문에서 승진자들이 대거 나온 만큼, 이들 중 일부는 다른 부문이나 계열사로 가서 반도체식 성공 DNA를 이식할 가능성도 나온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과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등은 삼성전자 반도체 근무 경험이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