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희 한국인터넷진흥원 위협정보공유센터장
![[DT광장] 사이버 위협, 국경없는 협력이 성패 가른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710/2017101902102351041001[1].jpg "[DT광장] 사이버 위협, 국경없는 협력이 성패 가른다")
올해 초 발생했던 워너크라이 공격은 글로벌로 확산되는 사이버공격의 위험성을 일깨워준 대표적 사례다. 영국, 스페인 등으로부터 감염사례가 보고되기 시작했을 당시 우리 역시 정보가 충분치 않았다. 유럽지역 국가 침해사고대응팀(CERT)들로부터 사고정보를 긴급 확보하면서 국내에 상황전파 및 예방조치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만약 그들과의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없었더라면 신속한 대응이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형일지 모를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 인접 국가의 사이버공격 정보를 실시간 교환하며 국내 민간 분야를 대상으로 한 공격방어에 활용하고 있다. 또 전 세계에서 이용되는 소프트웨어 취약점 정보를 글로벌 보안 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 및 전파하면서 더 이상 사이버 공간에서 국경의 구분은 무의미 하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된다.
돌이켜보면 국가나 기관이 침해사고 방어에 필요한 정보를 나누고 한 자리에 보여 논의할 수 있는 지금의 긴밀한 관계로 발전해 오기까지 20여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 것 같다. 우리의 사이버보안 체계가 갖춰지지 않았을 때는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선진 사이버보안 기술과 노하우를 배우기에 바빴다. 한국이 IT 강국의 대열에 오른 이후 글로벌 사이버공격의 테스트베드화 되면서 세계 각국에서 사이버 침해사고 대응기술과 노하우를 벤치마킹하려는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시나리오조차 예상하기 쉽지 않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보안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그간 우리가 쌓아 온 글로벌 국가간 신뢰 관계가 사이버보안을 고민하는 전세계 국가들의 협력 구심점이 되기 위해 그간의 성과를 기반으로 앞으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첫째, 국가 간 긴밀한 사이버 침해사고 협력 체계의 구축이다. 침해사고는 특정 지역과 국가에 한정되지 않기에 사고정보 확보를 통한 초동대응이 유사피해 예방의 성패를 가르게 된다. 우리는 국제침해사고대응팀협의회(FIRST), 아시아·태평양지역뿐 아니라 국가별 침해사고대응팀과 신뢰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이러한 협력이 최신 사이버공격에서 유효한 사이버우산이 되려면 실전 모의훈련, 공조활동 등을 강화해야 한다.
둘째, 선제적 예방을 위한 글로벌 사이버 위협정보의 확보와 전파체계 구축이다. 웹 사이트, 소프트웨어 등의 특성상 신규 취약점은 끊임없이 발생한다. 이에 해킹에 악용될 수 있는 위협정보 교환을 위해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 소프트웨어 개발사 등과 상시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또 분석된 취약점 정보는 국내 기업이 사전에 조치하도록 신속하게 공유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민간분야 사이버위협정보공유(C-TAS) 시스템 등에 전 분야의 기관 및 기업이 참여하는 것도 필요하다.
셋째,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국가 간 사이버보안 협력이다. 사이버보안은 단순한 해킹 사고의 문제를 넘어 사이버전쟁으로 국가안보, 국민안전과 직결되고 있다. 이를 위해 국가별 사이버공격 트렌드, 사이버 전략 및 정책 등 사이버보안 문제점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양자·다자간 사이버정책 협의회, CAMP(Cyber-security Alliance for Mutual Progress) 등도 활성화해야 할 것이다.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을 이용한 스마트홈·스마트카 등이 활성화될수록 사이버위협은 늘어갈 수밖에 없다. 초연결 시대에 하나의 조직, 한 국가가 모든 위협 정보를 파악하고 사이버 공격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젠 국가 간 공조만이 방어의 성패를 가르는 시대가 온 것이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