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출시한 너구리의 올 상반기 누적 매출은 1조8000억원으로 누적판매량은 52억개를 넘어섰다. 지난해 너구리 매출은 1050억원으로, 연간 1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다.
농심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우동과 얼큰한 국물의 조화를 너구리의 인기비결로 분석했다. 소비자 입맛에 맞는 얼큰한 해물우동 국물과 두꺼운 면발을 더해 일반 라면과 차별화한 게 주효했다. 특히 전남 완도산 다시마를 통째로 잘라 넣어 해물우동의 깊은 맛과 감칠 맛을 배가한 점이 '신의 한 수'라는 평가다. 농심 연구팀은 일반 가정에서 국 요리를 할 때 다시마를 활용해 육수를 낸다는 점을 반영해 천연 다시마를 그대로 넣었다. 이는 너구리의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 잡았다. 너구리 한 봉지에는 다시마 1개가 들어있다. 이 다시마 조각을 너구리 누적판매량 만큼 바닥에 펼치면 넓이가 8.6㎢로, 서울 여의도 면적의 3배에 해당한다. 다시마를 일렬로 정렬하면 그 길이가 지구 둘레의 6배 이상이다. 농심은 너구리를 비롯해 볶음너구리, 새우탕 등에도 완도산 다시마를 사용하고 있다.
현재 농심은 완도군 금일도(금일읍) 일대에서 다시마를 전량 구매한다. 한병철 금일도 도장리 어촌계장은 "한국 대표 청정수역인 완도는 전국 다시마 생산의 70%를 담당하는데, 특히 이 곳 금일도 다시마는 완도 내에서도 제일의 품질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농심은 매년 평균 400톤의 금일도 건 다시마를 꾸준히 구매하고 있다. 35년 누적 구매량으로 계산하면 1만4000톤에 달한다. 농심이 한해 구매하는 400톤의 다시마는 국내 식품업계 최대 규모로, 이 지역의 연간 건다시마 생산량의 15%에 해당한다.
금일도 해조류 판매사업을 담당하는 김승의 완도금일수협 상무는 "너구리는 다시마 어가들의 판로걱정을 매년 덜어주는 효자상품"이라고 말했다.
박민영기자 ironl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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