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슬기 기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은 한·중 FTA(자유무역협정)상 무관세가 아닙니다. 관세를 현재 5%에서 나중에는 15%까지 낼 가능성이 높아 고민해야 합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사진)은 26일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제8회 디스플레이의 날' 기념식에서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투자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중국 TV 시장은 OLED를 비롯한 프리미엄급 제품을 중심으로 성장하는 상황에서 국내에서만 패널 설비투자를 하는 게 적절한지 반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상범 부회장은 산업통상자원부의 OLED 수출 승인이 불허될 가능성에 대해 "대안이 없다"며 "파주는 8.5세대 OLED를 투자할 부지가 따로 없어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한 부회장은 "광저우 공장에는 LCD(액정표시장치) 생산설비가 있어 인프라를 빠르게 구축할 수 있다"며 "8.5세대 OLED 공장 짓는 데 총 5조7000억원 가량이 필요한데 LG디스플레이가 1조8000억원 충당하고, 나머지는 중국 자본 등 투자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 부회장은 정부에서 우려하는 OLED 기술 유출 가능성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시스템 구성상 일부 내용은 중국 측에서 파악할 수 있겠지만, 핵심이 되거나 전체 내용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소위원회에서 자료 등을 요구하면 성실히 답변해 산업부 측을 설득해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말 정기 이사회에서 월 6만장 규모의 8.5세대 OLED 생산기지를 구축해 세계 최대 TV 시장인 중국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어 회사는 산업통상자원부에 '국가핵심기술 수출승인' 신청서를 냈지만, 두 달이 되도록 관련 절차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기술 유출 가능성을 일축하며 정부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나서고 있다.
한 부회장은 "중국에서 8.5세대 OLED를 생산하면 파주 P10 공장의 10.5세대 OLED 투자 준비를 더 단단히 할 수 있어 OLED 투자를 빨리해야 하는 데 답답하다"고 말했다. 박슬기기자 seul@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