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수 해에 창업하고 홀수 해에 여행한다/김범 저/티핑포인트/1만5000원
욜로 라이프가 들려주는 사회적 성공과 행복한 인생의 차이점
'You Only Live Once'의 줄임말인 'YOLO'라고 불리는 이 단어는 2011년 캐나다 국적의 래퍼 드레이크가 발표한 'The Motto'라는 곡에서 훅으로 등장하며 전 세계에 퍼졌다. 인생은 단 한 번뿐이니 후회 없이 즐기며 사랑하고 배우자는 뜻을 담은 이 신조어는 무조건으로 일을 우선시하던 전 세계인들을 큰 충격에 빠뜨렸고 이후 자신의 삶을 즐기려는 풍조를 일으켰다.
전 세계에서 노동시간이 많은 것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우리나라 역시 최근 YOLO 열풍이 불고 있다.
무조건 저축만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취미 생활을 위해 큰돈을 지출하기도 하는 등 미래보다는 현재의 행복을 중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책은 YOLO를 만난 후 바뀐 저자의 인생을 담은 자서전적 성격을 가졌다. 저자인 김범은 카이스트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무인자동차 개발을 꿈꾸던 촉망받는 공학도였다. 그는 대학 졸업 후 20년 여년의 세월 동안 대학원을 다니며 IT기업을 창업하고, 교육기업을 경영하며 학원 강사 일을 병행하는 등 소위 말하는 성공한 사회인이 됐다. 이 기간 저자는 주 90시간을 일하고 연간 9일을 쉬며 '1년 2모작' 인생을 살았다.
특히 '갑질'이 횡행하는 산업 생태계에 질려 뛰어든 교육사업에서 13여 년 만에 연 매출 6억원 기업을 500배인 300억원짜리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과정은 한편의 창업 성공기라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부와 사회적 지위가 쌓이는 만큼 자신의 건강과 인생이 피폐해진다는 것을 깨닫고 YOLO를 가미한 자신만의 새로운 경영철학을 만들었다.
'짝수 해에 창업하고 홀수 해에 여행한다', 줄여서 '짝창홀여'는 앞서 언급한 저자 고유의 경영철학을 담은 책이자 저자의 라이프스타일을 고스란히 녹여낸 책이다. 2012년 마흔이 된 저자는 'YOLO'를 실천하기로 마음먹고 '1년 2모작' 인생 대신 '2년 1모작'으로 인생의 속도를 늦췄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피폐해지는 인생을 뒤로하고 이후 5년간 50개국을 여행하며 얻은 에너지를 동력 삼아 일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흙수저가 아니었다면….' 나도 주말이 있는, 저녁이 있는 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다. 청춘은 아름답다. 모양이 없어 불편해도 지나보면 아름답다. 나는 누구보다 뜨겁게 이십 대를 살아냈다. 지나간 청춘이 그립고 슬프다"는 책 속 저자의 읊조림은 지나치게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지만, 가슴속 깊숙이 파고든다.
성공의 기준은 사회적으로 정해져 있지만, 행복의 기준은 각자 고유의 기준으로 정해진다. 자신이 행복한지 아닌지는 다른 사람이 판단해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스스로 느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동안 사회적 성공을 위해 뒤를 돌아보지 않고 달려왔다면 저자가 들려주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귀 기울여 보자. 지금껏 달려온 인생과는 다른 행복한 인생을 위한 첫발을 내디딜 수 있을지 모른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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