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수 소매용 제품만 판권 확보
비소매·업소용, 코카콜라에 뺏겨
이달부터 비만치료제 '콘트라브'
동아에스티와 손잡고 공동판매
"R&D규모 작아 장기투자 필요"
비소매·업소용, 코카콜라에 뺏겨
이달부터 비만치료제 '콘트라브'
동아에스티와 손잡고 공동판매
"R&D규모 작아 장기투자 필요"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삼다수의 소매용 제품군 위탁판매권 우선 협상 대상자로 광동제약을, 비소매·업소용 제품 사업군 위탁판매권 우선 협상 대상자로 LG생활건강 자회사인 코카콜라음료를 각각 선정했다. 소매용 제품은 마트, 편의점, 온라인 등에서, 비소매·업소용 제품은 식당, 호텔, 페스트푸드 등에서 판매된다. 광동제약은 지금까지 소매용과 비소매·업소용 판권을 모두 갖고 있고 있었기 때문에 일부 매출 하락이 발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삼다수는 광동제약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광동제약의 작년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6363억원으로 이중 28.9%인 1838억원이 삼다수에서 발생했다. 건강드링크인 '비타500'과 '기타' 항목을 제외하면 약국·병원에서 판매하는 의약품 관련 매출은 전체의 10.1% 수준인 545억원에 그친다. 이는 2015년 604억원에서 9.8% 줄어든 것으로,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도 작년 매출 1조564억원에서 의약품 매출은 19.0%인 2008억원 수준이다. 그동안 광동제약이 본업인 의약품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아온 배경이다.
그러나 최근 광동제약은 전문의약품(ETC) 사업을 확대하며 제약사로서 명예회복과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광동제약은 이달부터 동아에스티와 비만치료제 '콘트라브'를 공동판매하기로 했다. 광동제약은 작년 6월 미국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콘트라브를 들여와 판매했지만, 하반기 IMS헬스 데이터 기준 원외처방액은 25억원에 그치며 국내에서 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전문의약품 영업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동아에스티와 손잡고 제품 성장의 계기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들 대부분이 외부에서 도입한 상품이고 자체 연구개발(R&D) 규모가 작아 장기적인 투자는 늘어나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광동제약의 R&D 비용은 2015년 63억원, 지난해 50억원으로 매출 약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27억원으로 매출대비 0.8% 수준의 투자에 머물렀다. 최근 신약개발을 위해 한미약품 18.1%, 대웅제약 13.7%, 동아에스티 11.8% 등 국내 제약사들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광동제약은 그동안 음료 등에서 큰 매출을 거뒀지만 상대적으로 의약품 부문에 소홀했다"면서 "이번 삼다수의 계약조건 변경을 매출 하락이 아닌 의약품 부문 강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섭기자 cloud5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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