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최우선 순위에 두고 추진하는 일자리 정책이 IT 산업계에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최근 확정한 가운데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IT시스템을 유지보수하기 위해 기업이 파견한 인력도 정규직 전환 대상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 내부 논의결과에 따라 IT기업 소속 인력들이 발주기관으로 대거 이관될 상황에 처했다.
안정적인 공공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는 정책의 취지는 공감이 가지만 당하는 기업 입장에선 '사람' 빼앗기고 있던 '시장'마저 사라지는 황당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거기다 상대가 정권 초기 국가 최고권력이니 정부부처도 공공기관도 기업들도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말 한마디 못 하고 있다. 그러나 분명 상식에 맞지 않는 일임에 틀림없다.
실제로 가장 앞서서 '100% 정규직화'를 선언한 인천공항공사의 경우 기업 소속 IT 유지보수 인력을 자회사 정규직으로 채용해 기존에 기업에 맡기던 IT 유지보수를 자체적으로 하기로 하고, 현재 계약을 맺고 있는 기업들과 계약을 조기에 종결하기로 했다고 한다.
정부가 소프트웨어진흥법을 제정해 대기업이 주도하던 공공시장에서 중소·중견기업의 일거리를 크게 늘려준 가운데, 기업에 주던 IT 유지보수를 자체적으로 하는 기관이 늘면 중소·중견기업들은 시장이 사라지고 산업이 고사하는 결과를 빚을 수밖에 없다. 일부 공공기관의 정규직 직원을 몇 명 늘리는 것보다는 미래세대를 위해 건강한 산업생태계를 물려줘서 기업들이 일자리를 스스로 만들어내게 하는 것이 더 상식적이고 건전한 정책이다.
정부부처들은 대통령이 시작한 정책에 대해 이렇다 할 만한 의견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일자리 정책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가능한 한 정규직화 대상을 넓게 잡아놓고는 결정적인 선택은 각 기관이 내부 협의체를 구성해 정하도록 책임을 각 기관으로 넘겨놓았다. 이 과정에서 각 기관의 기관장은 연말까지 일자리를 얼마나 많이 만드느냐가 평가와 연결되기 때문에, 자리 보존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정책을 따라가야 하는 입장이다. 각 부처 공무원의 인사가 종결되지 않아 공무원들의 업무 집중도가 낮고, 각 공공기관 기관장들의 거취가 유동적인 것도 이런 분위기에 한 몫 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시장논리에 맞지 않는 일자리 정책이 그대로 집행될 경우 가뜩이나 취약한 국내 IT산업 생태계는 뿌리째 흔들릴 수밖에 없다.
기존 공공 IT 유지보수 시장 인력생태계에 문제가 있었다면 이를 제대로 개선하면 된다. 기업은 사람과 미래를 위해 더 진지하게 투자하면서 사업을 영위해야 한다. '갑'인 발주기관은 용역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뽑는다고 할 일을 다 한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일자리 창출을 원한다면 불합리한 IT 발주 관행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IT산업에서 건전하고 탄탄한 일자리가 훨씬 더 많이 생겨날 수 있도록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해법을 찾는 게 정부가 할 일이다.
당장 연말까지 일자리를 많이 만들도록 종용해서 단기적 처방이 나오면 결국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속도와 양에 치우친 일자리 정책을 버리고, 산업 특성과 시장논리를 고려한 정밀한 정책을 펴야 할 것이다.
안정적인 공공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는 정책의 취지는 공감이 가지만 당하는 기업 입장에선 '사람' 빼앗기고 있던 '시장'마저 사라지는 황당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거기다 상대가 정권 초기 국가 최고권력이니 정부부처도 공공기관도 기업들도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말 한마디 못 하고 있다. 그러나 분명 상식에 맞지 않는 일임에 틀림없다.
실제로 가장 앞서서 '100% 정규직화'를 선언한 인천공항공사의 경우 기업 소속 IT 유지보수 인력을 자회사 정규직으로 채용해 기존에 기업에 맡기던 IT 유지보수를 자체적으로 하기로 하고, 현재 계약을 맺고 있는 기업들과 계약을 조기에 종결하기로 했다고 한다.
정부가 소프트웨어진흥법을 제정해 대기업이 주도하던 공공시장에서 중소·중견기업의 일거리를 크게 늘려준 가운데, 기업에 주던 IT 유지보수를 자체적으로 하는 기관이 늘면 중소·중견기업들은 시장이 사라지고 산업이 고사하는 결과를 빚을 수밖에 없다. 일부 공공기관의 정규직 직원을 몇 명 늘리는 것보다는 미래세대를 위해 건강한 산업생태계를 물려줘서 기업들이 일자리를 스스로 만들어내게 하는 것이 더 상식적이고 건전한 정책이다.
정부부처들은 대통령이 시작한 정책에 대해 이렇다 할 만한 의견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일자리 정책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가능한 한 정규직화 대상을 넓게 잡아놓고는 결정적인 선택은 각 기관이 내부 협의체를 구성해 정하도록 책임을 각 기관으로 넘겨놓았다. 이 과정에서 각 기관의 기관장은 연말까지 일자리를 얼마나 많이 만드느냐가 평가와 연결되기 때문에, 자리 보존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정책을 따라가야 하는 입장이다. 각 부처 공무원의 인사가 종결되지 않아 공무원들의 업무 집중도가 낮고, 각 공공기관 기관장들의 거취가 유동적인 것도 이런 분위기에 한 몫 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시장논리에 맞지 않는 일자리 정책이 그대로 집행될 경우 가뜩이나 취약한 국내 IT산업 생태계는 뿌리째 흔들릴 수밖에 없다.
기존 공공 IT 유지보수 시장 인력생태계에 문제가 있었다면 이를 제대로 개선하면 된다. 기업은 사람과 미래를 위해 더 진지하게 투자하면서 사업을 영위해야 한다. '갑'인 발주기관은 용역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뽑는다고 할 일을 다 한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일자리 창출을 원한다면 불합리한 IT 발주 관행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IT산업에서 건전하고 탄탄한 일자리가 훨씬 더 많이 생겨날 수 있도록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해법을 찾는 게 정부가 할 일이다.
당장 연말까지 일자리를 많이 만들도록 종용해서 단기적 처방이 나오면 결국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속도와 양에 치우친 일자리 정책을 버리고, 산업 특성과 시장논리를 고려한 정밀한 정책을 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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