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첫 대국을 치른 중국 커제 9단이 알파고의 성장에 혀를 내둘렀다. 현재로선 알파고의 약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그의 대결 소감이다.
23일 구글 AI 자회사 딥마인드와 중국바둑협회는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바둑의 미래 서밋' 행사를 열고 알파고와 커 9단의 대국을 진행했다. 알파고는 강력한 수 없이도 커 9단을 상대로 289수만에 백 한집반 차이로 대국에서 승리했다.
현재 세계 바둑 랭킹 1위인 커 9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졌지만 화는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알파고는 이미 실전에서 강한 모습을 수없이 보여줬다며 약점은 현재로서는 찾아낸 게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커 9단은 "알파고의 바둑에 대한 이해나 판단력은 우리보다 훨씬 뛰어났다"며 "알파고의 버그(결함)를 찾아내 이기려고 했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기는 정말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날 커 9단은 초반 실리작전을 펼치며 승부수를 뒀는데, 이는 알파고가 그동안 대결에서 선보였던 일명 '알파고 수법'이라는 게 한게임 바둑 총괄인 김강근 7단의 설명이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의 AI자회사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최고경영자(CEO)는 "알파고는 오늘 매우 아름다운 수를 썼다"며 "알파고가 한계를 노출할지 다음 승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알파고와 커 9단은 오는 25일 2국, 27일 3번기 최종국에 나선다. 알파고와 현직 바둑 기사가 팀을 이뤄 다른 알파고와 인간 기사와 맞붙는 'AI·인간 복식' 경기와 현직 바둑 기사 5명이 한 팀을 이뤄 알파고와 실력을 겨루는 경기도 각각 24일과 26일 펼쳐진다.진현진기자 2jinhj@dt.co.kr
23일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커제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2.0'의 대국에서 커 9단이 첫 수를 두고 있다. <구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