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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광장] 자본시장 `체리피킹` 경계한다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 위원장 

입력: 2017-05-16 18:00
[2017년 05월 17일자 23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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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광장] 자본시장 `체리피킹` 경계한다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 위원장


코스닥시장은 지난 21년간 경제성장과 산업재편의 중요한 원동력이었다. 출범 당시 343사에 불과했던 상장기업은 이제 4배에 가까운 1220여사로 증가했으며, 이들 기업의 연간 총매출액은 GDP의 8.5%인 139조원에 이르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조달되는 연간 4조원의 자금은 중소·벤처기업의 성장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신규상장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상장 이후 3년만에 종업원 수가 평균 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4차산업혁명 시대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기대되는 핀테크, AI, VR, 빅데이터, 바이오 등 신기술 산업의 가장 중요한 자금 공급원으로 산업구조 재편을 선도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이같은 시장의 발전 흐름을 지속시키기 위해서 우리는 '체리피킹(cherry picking)'이라는 현상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체리피킹은 체리 나무에서 가장 탐스러운 체리 몇 개만을 따서 취함으로써 나무에는 판매가치가 떨어지는 체리들만 남게 되는 상황을 일컫는 말이다.

이를 자본시장에 적용시켜 본다면, 일부 시장참가자들이 자본시장을 본인에게 유리한 방식으로만 이용하고 시장에 대한 책임은 외면하는 상황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주주중시경영을 외면하는 기업들이다. 상장을 통해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양질의 자금을 조달하고도 기업정보 제공은 소홀히해 깜깜이 경영으로 일관하거나 기업활동에서 발생한 이익을 투자도 하지 않으면서 주주에게 배분하지 않은 채 사내에 유보하는 기업들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상장이후 보유 지분을 매각해 이익을 취한후 기업경영에서 빠져나가는 일부 기업인들의 행태도 심각한 체리피킹이라고 볼 수 있다.

선량한 투자자들은 그 기업가의 비전과 역량을 믿고 공모과정에 많은 자금을 투자하였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상장을 '이익 챙기기 수단'으로만 인식하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또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코스닥 기업의 시장이전 문제도 체리피킹의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코스피시장의 상장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거나 업종 특성상의 이유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해 성장을 이어왔다면, 코스닥시장 및 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나 다른 기업들과 동반자적인 관계에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 시장으로의 이전은 남아 있는 기업과 앞으로 코스닥시장을 통해 성장해야 할 신생기업들의 자금조달 환경을 더욱 악화시키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러한 체리피킹을 단번에 사라지게 하는 묘수는 없다. 막연한 이야기 같지만, 시장참가자의 인식전환이 가장 중요하다. 상장 이후 지분을 팔고 나가는 일부 기업인에게는 "상장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이라는 기업가정신이 요구된다.

주주에 대한 적극적인 기업정보 제공과 배당정책은 상장기업으로써 누리는 혜택에 대한 당연한 의무이고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이익에도 도움이 된다는 기업의 인식이 있어야 가능하다.

자본시장은 사회적 공공재(公共材) 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시장참가자 모두는 자본시장을 활용하되, 선용(善用) 해야 하고 소중한 국가적 재산으로 가꿔나가야 한다. 거래소도 기술주·성장주 중심시장으로서 코스닥시장의 정체성 강화, 투자수요기반의 확충 및 상장법인의 책임강화를 위한 방안을 다각적으로 강구하고 있다.

오랜 단련의 시간을 거친 코스닥시장이 중소·벤처기업에게 새로운 희망의 아이콘으로, 국민에게는 저성장시대의 새로운 투자대안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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