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레일리·애디튼·번즈 동반 부진 9위 추락
넥센 역시 대니 돈 고질적 무릎 부상에 '발목'
넥센 역시 대니 돈 고질적 무릎 부상에 '발목'
한국프로야구에서 외인 선수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외인 선수 3명 중 2명 이상이 정상급 활약을 하면 하위권 팀이 가을 야구를 하게 되고, 가을 야구가 가능한 팀은 우승에 도전할 기회를 얻는다. 반대로 외인 선수가 부진하면, 국내 선수 분위기까지 가라 앉기 십상이다.
첫 번째 외인 선수 교체는 빠른 결단이 좋은 결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지만, 두 번째 교체하는 구단 입장에서는 무턱대고 교체할 수 없는 노릇이어서 딜레마에 빠지기 쉽다. 교체 가능한 외인 횟수는 두 번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KBO 규약에서 외인 선수 고용규정 제3조와 제9조에 따르면 국내 구단은 1군 엔트리에 외인 선수 3명을 보유할 수 있으며, 공시 후 외인 선수 계약이 해지됐을 경우 2회에 한해 추가 등록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니까 이미 한 차례 교체한 구단들로서는 교체한 외신 선수가 잘 한다는 보장이 없고 금전적 손해도 있을 수 있기에 최대한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올 시즌 시작 전 롯데가 피터 마켈을 닉 애디튼으로, 시즌 들어서는 넥센과 SK가 션 오설리반과 대니 워스를 각각 제이크 브리검과 제이미 로맥으로 교체했다. 이들 구단은 추가 외인 선수의 부진에 겉으로는 지지 의사를 표명하고 있지만, 속은 타들어 가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큰 고민에 빠진 팀은 최근 1승 6패를 기록하며 9위로 추락한 롯데다. 시즌 초 이대호 효과를 누리며 2위까지 올랐지만, 이대호 퇴장 사건 이후 타선 부진과 외인 선수들 부진이 맞물리며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에이스의 중책을 맡은 레일리의 부진에 마켈 대신 영입한 닉 애디튼, 수비만 좋은 반쪽짜리 선수로 전락한 앤디 번즈에 이르기까지 교체 대상이 명확하지 않을 정도로 외인들의 동반 부진 중이란 점이 롯데의 고민이다. 그나마 레일리는 한국 무대 3년 차라는 점과 매년 일시적 부진에 빠졌다는 점, 나머지 두 외인 선수의 부진이 더 심하다는 점에서 교체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애디튼은 6경기에 선발 출장해 27이닝 동안 1승 4패, 평균자책점이 7.00이다. 구위를 기대하고 데려온 투수는 아니었지만, 1.70에 달하는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은 전망을 어둡게 한다. 짐 아두치를 기대하고 영입한 앤지 번즈 역시 현재까지는 실패로 보인다. 아두치와 번즈는 다양한 포지션 소화 능력과 좋은 수비, 미국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타격까지 공통점이 많지만, 아두치는 한국 무대에 적응한 반면 번즈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번즈는 시즌 초 3할 타격을 선보이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현재는 131타수 32안타, 타율 0.244에 불과하다.
올 시즌 구단 역사상 최고액인 110만 달러를 들인 오설리반을 퇴출한 넥센 역시 외인 타자 대니 돈 때문에 속 앓이 중이다. 지난 시즌 타율 0.295, 16홈런, 70타점으로 빼어난 성적까진 아니었지만 괜찮은 활약을 보여줬던 대니 돈은 고질적 무릎 부상이 문제다. 올 시즌 0.107의 타율에 홈런과 타점이 모두 없다. 지난 12일에는 1군 무대에 복귀한 지 2일 만에 엔트리 말소라는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이미 대니 워스를 제이미 로맥으로 교체한 SK 역시 켈리의 성적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지난 시즌 31경기에 선발 등판해 9승 8패, 평균자책점 3.68로 준수한 모습을 보여줬던 켈리는 올 시즌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으로 고투하면서도 8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 3패 평균자책점 4.38로 오히려 나빠진 모습을 보였다. 현재 18승 1무 18패로 넥센과 함께 공동 5위에 올라 있는 SK가 가을 야구를 위한 시동을 건다면, 트레이 힐만 감독의 인맥을 활용한 켈리의 교체가 첫 손에 꼽힐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장윤원기자 cyw@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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