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대비 효용성 두고 오랜고심
"올 하반기 구미 E5 본격 가동땐
연 5400만대 분량으로 여유있어"
내년 맥프로에도 UHD패널 공급
10년고객 애플과의 밀월 재시작
"올 하반기 구미 E5 본격 가동땐
연 5400만대 분량으로 여유있어"
내년 맥프로에도 UHD패널 공급
10년고객 애플과의 밀월 재시작
[디지털타임스 박슬기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아이폰8용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내년부터 공급하기로 사실상 확정하고 6월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한다.
올 하반기부터 중소형 OLED 생산능력을 확대해 삼성디스플레이에 빼앗긴 10년 고객사 애플과의 밀월을 다시 시작하는 구상이다.
16일 LG디스플레이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애플로부터 중소형 OLED 비딩(입찰) 요청이 왔었다"며 "오는 6월 말 임시 이사회를 열어 아이폰8용 OLED 생산기술과 생산능력, 이에 따른 투자액 등을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멀티벤더 전략'을 펼쳐온 애플은 중소형 OLED 시장을 독차지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 패널 수급 계약을 체결하면서도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생산능력, 투자, 의사결정 시기 등을 수시로 파악하며 공급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의 요구를 수용할지를 놓고 고민해 왔었다. 우선 중소형 OLED를 양산한 경험이 없는 LG디스플레이는 애플에서 원하는 품질과 물량의 패널을 제대로 공급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특히 투자 대비 효용성을 두고 심각하게 검토해왔다. LG디스플레이로서는 중소형 OLED의 수율을 안정화한 뒤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추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일반 OLED보다 플라스틱 OLED 투자는 2~3배 더 큰 비용이 들어 부담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가 LCD에서 OLED로 급격히 옮겨가는 만큼 제때 투자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보고 이 같은 방침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에 꾸준히 투자해온 만큼 중소형 OLED에서도 고품질을 확보하는데 오랜 기간이 걸리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올 하반기 월 1만5000장 규모의 6세대 OLED 생산설비인 구미 E5가 본격 가동에 들어가 애플이 원하는 만큼의 OLED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게 LG디스플레이 측의 설명이다. 6세대 기판 1장은 5.5인치 스마트폰용 OLED 패널을 최대 300개 만들 수 있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OLED를 적용한 아이폰8의 연 판매량이 4000만대 안팎으로 추정된다"며 "삼성보다 몇 달 늦긴 했지만, LG디스플레이 E5의 연 생산량은 5.5인치 기준 약 5400만대 분량으로 애플뿐만 아니라 중화권 스마트폰 업체까지도 공급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핵심 사업인 모니터 부문에서도 애플과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애플은 내년 출시하는 맥 프로 모니터에 LG디스플레이의 27인치 초고화질(UHD) 패널을 공급받기로 했다. 이 모니터에 OLED를 적용해 곡면 디자인을 구현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슬기기자 seul@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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