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카드 입지 다져 격차 확대
금투·보험사 등에 점진적 적용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으로 도약
금투·보험사 등에 점진적 적용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으로 도약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취임
신한금융지주가 본격적인 '조용병호' 돛을 올렸다.
조 신임회장은 월드클래스 금융회사로 성장하려면 경쟁사들이 1위 자리를 넘볼 수 없도록 '초 격차'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은행 뿐만 아니라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와 전 계열사의 강도 높은 디지털 전환을 촉구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사진)은 27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사에서 취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1위에 안주하지 않고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면서 "(경쟁사가 넘볼 수 없는 수준의)초격차 1위 금융회사로 자리매김하려면 지금까지의 성장 추이를 뛰어넘는 도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목표를 제시했다.
신한금융은 지난 2008년 순이익 기준으로 금융지주 중 1위를 차지한 이래 9년 연속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최근 경쟁사인 KB금융지주의 추격이 매섭게 전개되고 있지만, 신한금융은 기록적인 저금리 상황이었던 지난해에만 17.2%라는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경쟁사의 추격을 따돌린 바 있다.
하지만 신한금융 내부적으로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지난해 일궈냈던 높은 성장률이 법인세 환입 등 일회성 요인에 의존한 측면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올해에도 일회성 수익이 뒷받침 되지 않을 경우, KB금융이 주식매각 등으로 추격해 오면 순식간에 1위 자리를 내 줄 수도 있다.
여기에 조 회장이 "지금까지의 성장 추이를 뛰어넘는 '도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영업압박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조 신임 회장은 비은행 계열사의 성장과 전 계열사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초격차를 유지하며 국내 1위를 넘어 아시아리딩뱅크로 성장하는 '2020 프로젝트'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그는 "현재 시장 1위인 은행과 카드는 그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고 격차를 확대해 나가는 한편 나머지 계열사를 중점 강화해 핵심 특화영역 1위를 달성하고 궁극적으로 시장 1위 사업자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신한금융에는 은행과 카드 외에도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보험,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 11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투자나 보험사는 은행이나 카드와 달리 시장 입지가 좁은 실정이다.
조 회장은 우선 금투, 보험 등을 중심으로 핵심 분야에서 1위를 점하고, 향후 시장 1위 계열사를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우월적 격차를 확대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1등 계열사, 1등 사업부문을 늘려나감으로써 리딩 금융그룹의 영토를 더욱 확장해 갈 것"이라면서 "금융사업의 대형화, 겸업화에 따른 시너지(상승효과)를 본연적으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은행과 카드 등 주력 계열사 뿐만 아니라 신한금융의 전 계열사가 궁극적으로 시장 1위 사업자로 성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조 회장은 강도높은 '디지털 혁신'을 전 계열사에 적용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은행이나 카드 쪽은 디지털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개발하고 전략을 수립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디지털화가 늦은 보험이나 자산운용 등에도 전략적으로 디지털 혁신을 접목시켜 경쟁력을 배가시킨다는 게 조 회장의 포부다.
그는 "상품이나 대고객 서비스의 디지털 혁신 뿐만 아니라 전 계열사의 업무 방식, 의사결정 구조에도 디지털 혁신을 적용해 디지털이 신한금융 전체 사업의 핵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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