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DJ·노무현 정부출신
대외조직·사외이사 모시기
하나금융, 차은영교수 선임
신한금융·미래에셋도 가세
대외업무 조직 '수혈' 바람
대외조직·사외이사 모시기
하나금융, 차은영교수 선임
신한금융·미래에셋도 가세
대외업무 조직 '수혈' 바람
정치권이 본격적인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고 그 어느 때보다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금융권의 야권 인사 영입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사들이 최근 대외조직 및 사외이사로 호남 출신이나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인사들을 잇따라 영입하고 있다.
금융권의 야권 인사 영입 바람은 최근 주요 은행 및 증권사의 주주총회 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17일 주주총회에서 차은영 이화여대 교수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차 이사는 1998년 김대중 정권 출범과 함께 당시 재정경제부 금융발전 심의위원을 맡아 2002년까지 김대중 정부와 함께 활동했다.
또한 2003년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면서는 재정경제부 재정자금운용 심의위원, 금융감독위원회 자체평가위원 등을 맡았고 대통령자문 국민경제 자문회의 자문위원도 역임했다.
차 교수는 이명박 정부 때도 활동을 이어가기는 했지만,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신한금융지주도 지난 23일 주주총회에서 주재성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주 이사는 1981년 한국은행 입행 이후 김대중 정권이 1999년 처음 출범시킨 금융감독원으로 자리를 옮겨 은행감독국, 총무국, 복합금융감독실장, 신용감독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후 이명박 정권 때 부원장으로 저축은행 사태를 마무리하며 퇴임했다. 금융감독 당국의 전직 고위 관료이자,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금융당국의 중요 요직을 담당했던 인물이기에 신한금융이 전략적으로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도 지난 24일 주주총회에서 권태균 법무법인 율촌 고문을 사외이사로 신규 영입했다.
권 이사는 김대중 정부 시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한민국 대표부 경제참사관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 때 재정경제부에서 국제금융 및 대외경제 요직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이명박 정부 때는 지식경제부 무역부문과 조달청장을 거쳤지만 금융분야에서의 업무 경력 등을 고려할 때 야권 인사로 분류되고 있다.
국회나 금융당국과 최접점에 있는 '대외업무' 조직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각 금융사별로 대외업무 조직에 대한 구체적인 인력확장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필요성'에 대한 주장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시중은행에서 대외업무를 맡고 있는 한 관계자는 "탄핵이 이뤄지고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접어들면서 대외조직도 새 정부에 대응해 인력을 수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사외이사 영입을 시작으로 대외 조직에도 야권 인사와 줄이 닿을 수 있는 인력을 수혈하기 위해 물밑 작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증권가 대외 담당자 역시 "사외이사나 대외조직 인사들은 직접 금융사의 실무에 관여하기 보다는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규제 당국이나 정치권에 영향력을 발휘하려는 인물들"이라며 "이번 대선에서 특히 야권 대선주자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다 보니 금융사 별로 지난 9년 동안 끊어졌던 야권 인맥을 재구축 하는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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