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수 고려대 초빙교수
![[포럼] `리더십`이 세상을 바꾼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703/2017031602102251101001[1].jpg "[포럼] `리더십`이 세상을 바꾼다")
인천공항에서 나와 인천대교를 건너면 송도국제도시를 만나게 된다. 이 자랑스러운 역사에는 많은 사람의 땀과 노력이 배어 있다. 1980년대 중반 인천은 버림받은 도시나 마찬가지였다. 젊은 도시계획국장은 생각했다. "미래도시가 필요하다. 위기의 제조업과 나라의 성장동력을 위해 국제비즈니스서비스산업을 일으켜야 한다. 그 비전을 미래도시에 심자. 최고의 환경과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한 미래도시를 인천 앞바다를 메워서 송도신도시라는 백지 위에 건설하자. 세계와 연결하는 국제허브공항을 세우자." 무모한 계획으로 보였다. 송도신도시는 수도권억제정책에 정면으로 배치됐고, 신공항은 이미 청주로 결정돼 용지매입에 들어간 상황이었다.
게다가 이 프로젝트는 24년짜리 장기 프로젝트. 당시 도시계획국장이었던 필자는 중간에 인천을 떠났다. 미래도시 비전은 부동산사업으로 변질하고 사업은 표류했다. 최대의 위기는 1997년 IMF 때 왔다. 다시 인천 기획관리실장으로 돌아온 필자는 해외에서 투자자를 찾았고 천신만고 끝에 미국의 GALE사를 찾았다. GALE 회장에게 땅이 아니라 미래도시의 비전을 사라고 했다. 2002년 2월, 뉴욕에서의 마지막 협상에서 필자는 승부수를 던졌다. 경제특구, 제2연육교, 지하철, 이 3가지 조건을 걸고 계약을 성사시켰다. 그것들은 투자자의 성공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미래도시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이었다. 필자는 온 힘을 다하여 그 약속을 완수했다. 그 결과가 지금의 경제자유구역이고 인천대교이고 송도국제도시이다.
인천을 신호탄으로 시작된 대한민국 경제자유구역(KFEZ)은 한국경제의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 부산·진해, 광양만권, 황해, 대구·경북, 새만금군산, 충북, 동해안권 등 8개가 추가된 경제자유구역에는 GE, BMW 등 글로벌 기업들을 포함한 2190개 이상의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선도적 역할을 하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새로운 도시개발 모델을 창출하는 '뉴시티 서밋(New Cities Summit)'을 유치하고, 카지노 복합리조트인 영종 복합리조트의 집적화, 뉴욕패션기술대 유치 가속화 등 투자유치를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의 입주를 통해 국내 바이오 의료산업 1위 도시로 올라선 것을 계기로 외국 선진 바이오기업 유치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또 청라국제도시에 추진 중인 국내 최초의 금융 타운 건립과 2000여명 이상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송도컨벤시아 2단계 건립으로 MICE산업 강국인 싱가포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CNN은 경제자유구역 중 하나인 인천을 '미래도시의 해답'이라고 묘사했다.
KFEZ는 세계로 열린 강력한 FTA 플랫폼을 통해 도약하고 있다. 더불어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비즈니스 허브로 탈바꿈했다. 유럽연합, 미국, 중국과 동시에 FTA를 체결한 유일한 아시아 국가인 대한민국은 전 세계 52개국과 자유무역을 구현해 나가고 있다. 경제영토는 전 세계 GDP의 73.5%에 달한다,
모든 문제는 본질에서 벗어나면서 생긴다. 경제자유구역은 개발을 쉽게 하고 입주기업에 혜택을 주기 위해서 만든 것이 아니다. 국제비즈니스산업의 둥지를 만들어서 더 좋고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확실하게 차별화된 삶의 질과 기업경쟁력을 보장하는 환경을 만드는 데 온 힘을 쏟아야 성공할 수 있다.
옳은 비전을 갖는 것. 업의 본질을 잃지 않는 것. 그래서 전과 같지 않은 생각과 실행을 만들어 내는 것. 이것이 경계를 넘어 더 나은 삶으로 가기 위해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청사진이 아니다. 리더십이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