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는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에서 열린 사우샘프턴과의 잉글랜드 풋볼리그(EFL)컵 결승에서 2골을 터트린 이브라히모비치의 활약에 힘입어 3대2로 승리했다. 맨유는 이날 승리로 통산 5번째 EFL컵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객관적인 전력상으로는 맨유가 우위였지만 불과 3일 전 생테티엔과의 EUROPA 32강전 경기를 치러 체력적인 열세를 안고 있었다.
약 2주간 다른 경기 없이 맨유전만을 대비해온 사우샘프턴은 좌우 윙을 넓게 펼친 채 경기장을 넓게 씀으로써 이런 맨유의 약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고 대부분의 시간 동안 주도권을 잡았다.
경기 초반 맨유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시종일관 밀렸다. 전반 10분 사우샘프턴의 버틀랜드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가비아디니가 슈팅, 골네트를 골랐지만 부심이 오프사이드라고 판정하는 바람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이후에도 주도권은 사우샘프턴에 있었지만 이브라히모비치의 한방으로 시합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맨유는 전반 19분 아크서클 앞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키커로 나선 이브라히모비치의 발을 떠난 공은 상대 수비벽 중 유일하게 점프가 늦었던 수비수의 위로 휘어져 들어가며 선제골로 기록됐다.
자신감을 찾은 맨유는 전반 35분 역습 상황에서 터진 린가드의 골을 더해 2대0, 리드를 잡았다.
경기력이 좋지 않더라도 결국 결과를 만들어내던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 시절의 맨유가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일반적인 팀이라면 맨유를 상대로 전반에만 두 골을 내줬을 때 경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날의 사우샘프턴은 달랐다.
전반 막판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한 골을 잃어버린 가비아디니가 만회골을 터트린데 이어 후반 시작하자마자 동점골까지 터트린 것.
경기 내내 주도권을 가지고 있던 사우샘프턴이 동점 상황을 만들어내자 그 기세는 하늘을 찌를듯했다.
하지만 그 순간 빛난 것은 사우스햄턴의 활발한 움직임이 아닌 맨유의 결정력이었다.
맨유는 후반 들어 체력적 열세로 인해 기동력마저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후반 42분 단 한 번의 역습 찬스에서 결승골을 터트렸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지공 상황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상대 수비진 한가운데서 솟구쳐 올라 헤딩을 따내며 올드 트라퍼드(맨유 홈 구장)의 왕이 될 것이라는 자신의 말을 증명했다.
사우샘프턴은 패배를 인정할 수 없다는 듯 경기 막판까지 전방으로 계속 볼을 투입했지만 기대했던 골은 터지지 않았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 후 "이브라히모비치가 차이를 만들어 냈다"며 그의 활약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장윤원기자 cyw@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