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평사 평균 'AA+'
해외선 평균 'A'로 집계
국내가 21.8% 고평가 분석
채권자 불이익 우려 지적도
해외선 평균 'A'로 집계
국내가 21.8% 고평가 분석
채권자 불이익 우려 지적도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국내 신용평가사(이하 신평사)들의 대기업 신용평가가 외국계 신평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느슨한 평가기준으로 채권자들이 불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2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2014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국내·외 주요 신평사로부터 신용등급을 받은 51개 대기업을 조사한 결과, 국내에서 받은 평균 등급은 1.6(AA+), 해외에서 받은 평균 등급은 6.4(A)로 각각 집계됐다.
국내와 해외 신평사 간 격차가 4.8이라는 것은 국내 신용 등급이 해외보다 21.8%가량 고평가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용평가 등급이 높으면 회사채 발행금리가 낮지만, 등급이 낮으면 발행 금리가 높아져 자금조달에 부담된다.
국내 평가는 NICE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3개사의 등급 평균치를, 해외 평가는 무디스, 스탠다드앤푸어스(S&P), 피치 등 3개사의 등급 평균치를 바탕으로 S&P와 NICE(22등급) 등급으로 재조정한 숫자다.
기업별로는 롯데쇼핑의 등급 차이가 9등급으로 가장 컸다. 롯데쇼핑은 국내 3개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2등급(AA+)을 받았는데, 해외에선 무디스와 피치로부터 모두 10등급(BBB-)을 받아 투자 부적격등급을 겨우 면했다.
이어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이마트, SK E&S,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현대카드 등 9곳은 7등급 차이를 보였다. 현대자동차와 포스코, LG전자는 6.7등급, KT는 6.3등급, SK텔레콤, 현대제철,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KCC, 부산은행 등 6곳은 6등급 차이가 났다.
CEO스코어는 2014년 5.1, 2015년 4.9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국내외 등급 간 괴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기본적으로 한국과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차이로 2등급이 내려가는 면도 있지만, 국내 신평사들이 미국과 같은 기준으로 평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신평사들이 후한 평가를 하고 있다"며 "개별 기업 차원에서 평가하는 외국 업체와는 달리 대기업이 속한 그룹의 현황 등 배경을 고려하는 점도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국내와 외국계 신평사의 평가기준이 거의 같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의 경우 무디스의 계열사, 한국기업평가는 피치의 계열사고, 나이스는 한국신용평가에서 분사한 업체이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이 같은 신평사의 후한 평가가 국내 기업에 투자한 채권자들에게 피해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 1위 기업 삼성전자는 지난해 3대 국제 신평사로부터 모두 5등급(A+)을 받았지만, 국내 신평사로부터는 신용평가를 받지 않았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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