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선발 자원 포화 상태 속
캐즈미어·맥카시와 한 자리 놓고 경쟁
캐즈미어·맥카시와 한 자리 놓고 경쟁
류현진은 20일(이하 한국시간) LA 다저스 스프링캠프장이 있는 미국 애리조나주 그랜데일에서 첫 라이브 피칭(실전처럼 타석에 타자를 세워놓고 공을 던지는 훈련)을 소화했다.
투구 수는 23개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9월 팔꿈치 괴사 조직을 제거하는 관절경 수술을 받은 이후 첫 타자를 상대로 한 투구였다.
물론 지난 시즌에도 라이브 피칭 이후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복귀가 지연된 사례가 있어 안심할 순 없어 보인다. 다행스러운 점은 류현진의 현재 몸 상태에 대해 다저스 코칭 스태프와 류현진 본인이 이구동성으로 만족감을 드러냈다는 점이다.
몸 상태가 완벽하다면 그 다음 문제는 팀 내 경쟁 구도다. 류현진은 자신의 공을 던질 수만 있다면 메이저리그 대부분 팀에서 선발 자리는 따낼 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그러나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돈을 잘 쓰는 팀 중 하나인 다저스의 선발자원은 포화 상태다.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은 부동의 1선발 클레이튼 커쇼를 필두로 지난 시즌 16승(11패)을 거두며 성공적 메이저리그 데뷔를 해낸 마에다 켄타, 지난 시즌 중반 오클랜드에서 합류했지만 12승(5패)으로 자신을 증명한 리치 힐까지는 확정적이다. 남은 두 자리 중 한 자리는 다저스가 팀의 미래로 보고 있는 훌리오 유리아스에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유리아스는 지난해 18경기에 출전해 5승(2패) 평균자책점 3.39로 자신이 메이저리그에서 뛸 준비가 됐음을 증명했다. 결국 남은 한자리를 두고 류현진과 스콧 캐즈미어, 브랜든 맥카시가 다투는 모양새다. 현재까지 가장 유리한 것은 캐즈미어다. 이미 지난해 136과 3분의1 이닝을 던지며 10승을 따낸 데다 앞으로 2년간 약 3600만 달러 연봉을 받는다.
과거 박찬호의 사례에서 보듯, 단장 중심으로 팀을 운영하는 메이저리그는 일단 자신이 영입한 고액 연봉자에 먼저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캐시미어는 실력과 연봉, 두 가지 점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지난해 팔꿈치 수술 이후 복귀한 매카시는 9경기 선발 등판해 40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하며 이미 부활을 확인했다는 점이 강점이다. 연봉 또한 약 1660만 달러(2년)의 류현진보다 많은 2300만 달러(2년)를 받는다.
다만 이 모든 가정은 류현진이 전성기에 못 미친 모습을 보여준다는 전제 아래에서다. 만 30세라는 나이와 어깨부상, 팔꿈치 수술, 2년의 공백은 류현진의 기대치를 많이 낮췄다. 만약 류현진이 전성기 때 모습을 보인다면 다저스 선발 자리 중 하나는 무조건 류현진에 돌아갈 것이라는 게 야구계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예측이다.
장윤원기자 cy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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