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우리나라의 수출 중 특정국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각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면서 수출 지역 다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0대 무역국에 대한 수출액은 3344억2500만달러를 기록해 총 수출액(4954억6600만달러)에서 67.5%의 비중을 차지했다. 2015년과 비교해 10대 무역국에 대한 수출액은 170억6400만달러가 줄었지만 수출 비중은 오히려 0.8%포인트 상승했다.
10대 무역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는 2008년 이후 매년 상승하는 추세다. 2008년 전체 수출에서 10대 무역국의 비중이 59.7%이던 것이 2013년에 65.0%로 상승했고, 2014년에 64.8%로 소폭 감소했지만 이후 다시 상승했다.
문제는 10대 무역국에 대한 수출 금액이 줄고 있다는 점이다. 2009년부터 매년 늘던 상위 10개국 수출액은 2014년 3711억8100만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년 연속 감소했다. 그럼에도 상위 10개국의 비중이 늘어나는 이유는 그만큼 다른 국가에 대한 수출도 더 부진했다는 의미다.
무역업계는 이처럼 특정국가 쏠림 현상이 이어질 경우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 강화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이후 중국은 화장품과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등 한국산 제품에 대한 통상압력을 강화했다. 미국 역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국경세 도입 등 자국 산업을 지키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저성장이 지속하면서 국제유가나 환율 변동성 확대, 보호무역주의 확대 등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일부 국가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리스크가 크다"며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시장 다변화로 개별 국가의 리스크를 헷지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더불어 주력품목 외 소비재 등 새로운 수출품목에 대한 발굴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