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각 고려대 명예교수
![[시론] 트럼프 `신 뉴딜정책`과 한국경제](http://contents.dt.co.kr/images/201702/2017021002102351607001[1].jpg "[시론] 트럼프 `신 뉴딜정책`과 한국경제")
그동안 세계자유무역주의 정책을 선도해 오던 미국이 45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강력한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을 들고 나오면서 미국시장에서 돈벌이를 해 오던 세계경제가 트럼프 쇼크로 충격을 받고 있다. 일본, 중국, 한국 등 미국시장의존도가 높은 수출주도형 경제가 대내외 정책전환을 모색할 것을 강요당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으로 가서 새로운 삶의 터전 개척을 꿈꾸던 제삼세계 난민을 포함한 많은 세계인들이 트럼프 신국수주의 폭탄 앞에 난감함을 겪고 있다. 물론 트럼프의 정책기조도 앞으로 이상과 현실의 간격을 좁혀가면서 점차 조정단계를 거치면서 새로운 미국과 세계질서의 균형을 찾아 나가게 될 것이기 때문에 과도기적으로 요동치는 신정부의 정치경제 정책에 패닉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아마도 사업가적 철학 배경의 뿌리를 가지고 있는 트럼프가 취임하자마자 경제에만 무게를 둔 미국의 신 뉴딜정책으로 급선회하고 있는 모양세이지만, 더 크게 보면 현재 미국은 경제 못지 않게 국제 정치와 무력경쟁 측면에서 대중국 견제에 적극적 선제적 대책의 불가피성에 직면하고 있다. 만약 앞으로 2~3년 내에 미국이 국제정치역량과 군사력으로 중국을 견제하지 못할 경우 미국은 중국의 세계지배권에 영구히 밀리게 될 전망이다. 북한의 핵 개발이나 남중국해역 분쟁문제는 어쩌면 트럼프 행정부에게는 절호의 패권 견고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부상하는 중국을 선제적으로 견제하기 위해서 트럼프 행정부는 임기 중 힘(power)의 실행을 보여주는 극단적 모험을 불가피하게 선택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지 못하면 미국은 세계 경제력과 군사패권에서 중국에 일인자 지위를 내줘야 할 것이다. 이런 모든 글로벌 정치 경제 군사 이슈가 트럼프의 초기 경제정책 폭탄 의도 속에 감춰져 있는지 모른다. 각국은 이런 트럼프 카드와 앞으로의 트렌드를 읽고 나름 대책 강구에 고심하고 있다.
한국의 길은 어디에 있나? 그동안 한국은 50~60년대의 빈곤의 악순환 시절을 극복하고 경제적으로 세계 10위권의 부유한 국가로 올라섰다. 누구나 노력하면 굶주림을 겪지 않는 경제수준의 나라가 되었고, 세계 어디에서나 인정해주는 활력 넘치는 시장경제 대국이 됐다. 문제는 항상 가난할 때보다 배가 부르고 잘 살 때 찾아온다.
대외관계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는 근년 중국의 세계시장 수출품의 부품공급원으로 중국의 수출을 타고 세계시장에서 돈을 벌었고, 동시에 건설과 기술 수출의 선진국으로 발돋움해 왔다. 자동차나 전기전자 제품을 멕시코 등 남미의 저임금국가에서 생산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혜택을 누리며 미국시장에서 판매해 그동안 막대한 무역이익을 누려도 왔다. 그러나 이제 트럼프는 미국에서 제품을 팔려면 미국에 시설 투자해 미국에서 생산하여 미국 시장에서 팔도록 하라고 요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높은 수입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미국보호우선주의 정책이다. 한국, 일본, 중국 등 수출의 미국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트럼프의 신 뉴딜정책을 피해 갈 방도가 없게 됐다. 물론 앞으로 미국의 고용증대와 경기회복은 이들 대미 수출의존형 경제에도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국내산업정책의 강화가 우리경제에 부정적으로만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한국의 경우 현재 우리국내 정치상황이 경제의 발목을 잡는 가장 나쁜 악재라는 점이다. 우선 대통령 탄핵국면에 처한 국내 정치상황은 좌우 그리고 세대간 극명한 입장분열과 존재론적 다양성이라는 목소리 속에 대기업 해체의 요구가 반 자유시장문화의 대두 속에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절제 없는 민주화의 확대가 국민계층간 분열과 대립을 부추기고 한편 국가와 정치적 이념노선의 붕괴를 가속화하면서 불확실성 미래로 치닫고 있다. 대통령 탄핵문제를 놓고 갈라선 촛불과 태극기 집회 대립현장은 우리 사회의 다양성의 차원을 넘어 분단의 역사 속에서 잉태된 사상과 초기 좌우 이념대립의 사회의 새 갈등양상의 반응으로 나타나면서 국내에서의 기업투자와 생산의욕을 소멸시키며 사회경제 불안심리를 고조시키고 있다.
국가와 국민이 단결하면 외부의 어려움은 극복할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 분열된 국가와 국민은 자멸하게 될 뿐이다. 한국 정치 경제의 문제는 외적인 요인보다는 우리들 내부 갈등과 분열로 앞이 밝지 못하다. 하루속히 정치가 안정되고 국익을 지향하는 국민의 화합과 단합이 모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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