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종합금융그룹 성장" 포부
이광구 현 우리은행장이 민영화 첫 행장에 선임되며, 연임에 성공했다. 이로써 우리은행은 과점주주 매각 이후 민영화 체제에서 본격 경영진을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우리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25일 오전 이광구 현 행장과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의 압축후보 3인에 대한 최종 면접을 실시하고 오후 2시 이사회를 개최해 이광구 행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이광구 행장의 임기는 2년으로 정해졌다. 당초 이 행장은 지난 2015년 취임하면서 본래 임기(2년+1년) 중 1년을 단축 시키며 민영화를 강력하게 추진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말 과점주주 매각방식의 민영화에 성공했다. 이번 2년 임기 보장은 이 행장의 임기를 새로이 보장하는 것이다.
우리은행 임추위는 "이광구 은행장은 지난 2년 동안 은행장으로 재직하면서 이루어낸 민영화 및 실적에 비추어 업적과 경영능력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고, 프레젠테이션 및 두 차례에 걸친 심층 인터뷰에서도 임추위 위원들의 질문에 대해 막힘없이 답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면서 "은행업 전반에 대한 폭 넓은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우리은행의 현안을 슬기롭게 해결하고, 민영화 이후 우리은행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효과적으로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행장 선임은 기존 우리은행 역대 행장 선임과도 궤를 달리한다. 지난 16년간 사실상 정부소유였던 우리은행은 행장 선임에서 청와대나 금융당국의 입김을 피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측은 "지난해 우리은행 지분 매입에 성공한 한화생명, 한국투자금융지주 등 과점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 5인만으로 임추위를 구성, 민영화된 우리은행의 경영자를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대외적으로는 미국 금리인상, 브렉시트(Brexit) 등 경기하강 리스크가 상존하고, 대내적으로는 내수 및 수출 부진으로 2% 초반의 저성장이 예상되어 향후 금융환경이 녹록치 않은 시점에 우리은행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다시 한 번 맡게 되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자산관리 경쟁력 강화, 플랫폼 네트워크 확장, 글로벌 사업의 질적 성장, IB(투자은행) 강화 및 이종산업 진출 활성화, 사업포트폴리오 재구축 등 5대 신성장동력을 통해 대한민국 대표은행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은행 및 비은행 영역의 조화를 통해 향후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행장의 연임 이후 우리은행은 우선 미뤄뒀던 인사와 조직개편부터 시행해야 한다. 우리은행은 연말에 인사 및 조직개편을 시행하지만, 행장 선임이 한 달여 미뤄지면서 인사와 조직개편 역시 행장 선임 이후로 미뤄둔 상황이다. 이 행장은 지난 2년간 우리은행을 이끌며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민영 체제 아래 새로운 조직에 대한 구상을 오랜 시간 고민해 온 만큼 즉각적인 인사와 조직개편을 시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중장기 과제로 지주사 전환도 추진한다.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을 위한 본격 논의를 올해 안에 시작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은행 외에 우리카드, 우리아비바생명 등 타 계열사의 시장 입지가 크지 않은 상황.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을 위해 비은행 계열사의 본격 확대를 추진하면서 동시에 인수합병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한편, 이 행장은 오는 3월 24일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차기 은행장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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