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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산책] 한국 병원정보시스템 미국 진출기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디지털헬스케어 연구사업부장 

입력: 2017-01-09 17:00
[2017년 01월 10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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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산책] 한국 병원정보시스템 미국 진출기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디지털헬스케어 연구사업부장


필자가 근무하는 병원과 이지케어텍, SK 텔레콤컨소시움은 지난달 26일 병원의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을 미국의 14개 정신병원 그룹에 구축하는 계약을 구축했다고 발표했다. 2014년 같은 컨소시움의 사우디 6개 병원에 이은 두 번째 해외진출 사례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하며 진입 장벽인 높은 의료 IT의 중심국인 미국에 수출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며, 또한 한국전쟁 이후 미국으로부터 의료시스템 및 수련에 대한 원조를 받기 시작한지 60여년 만에 역으로 우리 시스템으로 진료 프로세스의 핵심인 전자의무기록을 수출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이기도 하다. 연달아 중동과 미국에 소프트웨어를 수출하면서 마치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처럼 완전히 패키지화 되어 있어 이제는 수월히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구축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오해하는 질문을 가끔 받기에, 해외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입장에서 우리의 소프트웨어를 미국에 수출하기까지 겪었던 그리고 배웠던 교훈을 같이 나누고자 한다.

첫째는 명확한 타겟 마켓을 정하고 그에 따른 솔루션 분석 후 강점과 약점을 명확히 인정한 후 적합한 수정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이다. 중동에 수출 성공 사례를 만들고 나서 병원과 컨소시움은 다음 타깃 시장으로 누구나 원하지만 가장 진입하기 힘들다는 미국을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미국 정부의 엄청난 재원 투입으로 현재 미국 일반 병원의 정보시스템 도입률은 90%를 넘고 있다. 이러한 점에 따라 이제까지 정부 지원이 없었던 정신병원 혹은 재활병원을 타깃으로, 일정한 볼륨을 담보할 수 있는 체인 병원을 염두에 두고 마케팅을 하기로 했다. 이런 관점에서 기존의 솔루션은 우리나 중동 모두 3차 의료기관에 가장 적합한 형태를 갖고 있어,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서는 너무 복잡하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었고, 또한 미국의 경우 우리와는 프로세스의 차이가 상당히 많아 한국에서 사용하는 시스템의 유전자, 즉, 컨셉이나, 디자인, 사용성 등은 가지고 가되 일정 부분 현지 프로세스에 맞게 개발 선투자가 필요했다. 이러한 선개발 없이 현지 사용자 및 경영진의 설득은 어려웠을 것이라 생각한다.

둘째는,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고 또한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을 가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요구하는 최소한의 인증을 통과하는 것은 최소한의 투자다. 미국의 경우 연방정부에서 일반 병원의 정보화 구축을 위한 재정을 병원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ONC-HIT라는 연방정부 인증을 통과한 제품을 쓰는 것을 최소 요구 조건으로 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컨소시움에서는 지난 2015년 미국 사업을 준비하겠다는 내부 결정 후 상당한 금액을 선투자해 6개월의 준비기간 끝에 2015년 연말 ONC-HIT 전항목을 통과한 유일한 비미국 솔루션이라는 영광을 가지게 됐다. 이밖에도 보안 관련 이슈를 해소하기 위한 세 가지 ISO 인증을 모두 받고, 또한 기술적인 진보성을 증명하기 위한 여러 전시회에 꾸준히 참여했고, 이러한 지속적인 혁신과 마케팅을 통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를 비롯한 영미권 여러 영향력 있는 매체에 소개될 수 있었고, 이번 미국 수출 사례도 지난 라스베가스 의료정보학회 전시에 참여하던 중, 앞서 말한 여러가지 사례들을 알고 고객이 부스를 찾아오면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기술의 우수성 만큼이나 전략적인 현지 접근 및 마케팅 등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처음 솔루션 개발 단계부터 해외사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관련된 기술표준이나 용어 표준을 따르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는 점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의 솔루션은 애초에 수출을 염두에 두었기에 다국어 지원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고, 여러가지 미국과 유럽 중심의 기술 표준들을 도입하고 이에 대한 인증, 수상 등을 충실히 거치면서 최소한 구미의 업체들과 입찰 및 사업 초기 단계에서 기술적으로 흠 잡히지 않을 만큼의 기본기를 가진 솔루션을 구현했으며, 이러한 기본이 결국은 여러 다른 지역 별로 다른 언어나, 요구사항을 수렴하는데 무리 없는 솔루션으로 사업성을 가지게 됐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다양한 언어와 문화권으로 수출 시장을 넓히려는 시도는 계속될 것이며, 이러한 시도들이 앞으로의 국내 정보시스템의 발전을 위한 선순환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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