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조기 대선 예상 속
사실상 '6개월 짜리' 정책
가계부채 급증 소비심리 ↓
경제성장 1%대 추락할수도
세계 'G3 리스크'도 먹구름
적극적 대외통상정책 시급
사실상 '6개월 짜리' 정책
가계부채 급증 소비심리 ↓
경제성장 1%대 추락할수도
세계 'G3 리스크'도 먹구름
적극적 대외통상정책 시급
■ 2017 경제정책 방향
1분기 재정집행률 31% 단행
이르면 내년 상반기 조기 대통령 선거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29일 발표한 '2017년 경제정책방향'은 사실상 6개월짜리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뒤에는 박근혜 대통령 정부의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퍼펙트 스톰'(경제 폭풍)을 뚫고 가야 하는 난국이다.
탄핵 정국의 정치적 불확실성과 경기 급하강이라는 악재가 맞물렸다. 하지만 내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예년과 다른 과감한 발상과 곧 바통을 받아야 할 '차기 정부'까지 이어지는 소비·투자 활성화 대책 등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묘안이 눈에 띄지 않는다.
21조3000억원 규모의 재정 보강 대책을 빼곤 별로 알맹이가 없고, 최후까지 쾌도난마식 구조조정을 감행하겠다는 결기도 눈에 띄지 않는다.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실탄을 쏟아붓는 재정 투입은 극약 처방이다. 정부는 1분기 재정집행률을 31%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 같은 재정집행률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조삼모사식 대책이다. 대선을 앞두고 경기가 반짝 회복했다가 하반기에 꺾일 우려가 크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중 정부가 바뀔 가능성이 있는 만큼 차기 정부와의 정책적 연속성이 중요하다"며 "정책 초기 단계에서 중단돼 예산을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정보강 등의 대책만으로 불황 기조를 되살리기는 쉽지 않다. 성장률이 급락하는 성장 절벽이 우려된다.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관리 체제 이후 18년만에 처음으로 2%대인 2.6% 성장 목표를 잡았지만, 한치 앞을 예측하기 힘든 탄핵 정국과 내수 침체, 장기화하고 있는 세계 경기 불황 등의 악재 때문에 1%대로 추락할 수도 있다. 경기를 받쳐온 건설 경기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부채 급증으로 소비 심리도 얼어붙고 있다.
쇄국주의를 표방한 미국 신행정부 출범, 중국 경기 둔화, 유럽연합(EU)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후폭풍 등 'G3' 리스크는 한국경제를 더 어둡게 하는 요소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잠잠하던 물가가 들먹일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재 가격 상승 폭 확대로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 경기는 달아오를 전망이지만, 엔화약세·중국과의 경쟁 심화와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예전처럼 수출이 탄력을 받기는 어렵다.
심각한 국정 난맥의 상황에서 유일호 경제팀은 냉각되는 투자심리를 살려내고, 내수를 활성화하면서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실업난도 이겨내는 등 3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 할 과제를 떠안았다. 경제팀은 △경기와 리스크 관리 △민생안정 △구조개혁과 미래대비 3대 과제에 정부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붓겠다고 했다. 하지만 기존 정책 기조에 바탕을 둔 느슨한 대응으로는 경기회복의 모멘텀을 만들 수 없다. 한국 기업의 국제경쟁력 하락 등으로 기초 체력이 현저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대선을 앞둔 정국 혼란으로 '규제프리존특별법'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 등 핵심 경제법안이 국회에서 장기 표류하고 있다. 구조조정 일자리 대책은 주로 교육훈련이어서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자리 확대를 위해서는 기업들이 투자 활력을 회복해야 한다. 투자 촉진책이 후퇴하고있는 한, 기업 투자 마인드는 되살아나기 어렵다. 경제활성화 법안의 조속한 통과와 함께 경제 체질을 바꿀 수 있는 구조개혁에 매진해야 한다는 게 민간 경제계의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소비 진작책의 정확한 타기팅과 기업의 투자심리 안정을 통해 내수불황이 고착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세계경제와 국제교역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적극적인 대외통상정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예진수선임기자 jin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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