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 우리은행 과점주주 참여
K뱅크와 '이해상충 방지' 저촉
카카오뱅크 '발등에 불'
K뱅크와 '이해상충 방지' 저촉
카카오뱅크 '발등에 불'
한국투자금융지주(한국금융)가 현재 54%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의 지분 4%를 인수하면서 우리은행이 대주주로 참여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K뱅크)와 '이해상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금융은 카카오뱅크 본인가를 전후해 보유지분을 처분하는 방향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금융은 카카오뱅크의 지분 54%를 보유한 대주주다. 하지만 내부 사정은 다르다. 은행법 개정 혹은 특례법 제정에 따라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한도 제한(은산분리 규제)이 완화될 경우 비금융주력자(금융업이 본업이 아닌 산업자본)인 카카오가 현행 규정보다 많은 양의 지분을 보유할 수 있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금융이 보유한 지분은 사실상 '파킹지분'(일시적으로 특정 주주가 지분을 맡아두는 방식)"이라며 "은행법 개정 혹은 특례법 제정 여부에 따라 한국금융이 40% 정도의 지분을 카카오에 넘기고 최종 10% 정도만 보유한다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한국금융이 최근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우리은행 과점주주로 참여했다. 4% 지분을 인수하면서 보장된 '경영권 참여' 의향도 확실히 밝혔고, 지분 추가 인수 의향까지 드러내는 등 우리은행 경영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상태다.
우리은행은 K뱅크의 지분 10%를 보유한 대주주로, 한투가 우리은행 과점주주가 되면서 셈법이 복잡해졌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 및 은행법의 '이해상충 방지' 조항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 참여지분 정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은행법은 지주사인 한국금융과 한투를 '동일인'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한국금융은 우리은행-K뱅크와 카카오뱅크 양측의 지분을 모두 보유한 특수관계인이 된다. 이는 금융지주회사법에서 규정한 이해상충방지 조항에 저촉된다. 앞서 KB금융지주에 인수된 현대증권이 이 조항을 이유로 지분을 전량 매각했고, 이를 NH투자증권이 인수해 현재 K뱅크에 참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도 현대증권의 사례에 따라 한국금융 역시 동일하게 규정을 적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관련 조항에 대해 한국금융이나 카카오뱅크, 우리은행 모두 유권해석 등을 의뢰하지는 않았다"면서도 "현대증권 사례를 봤을 때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도 "한국금융과 한투는 그동안 은행업 진출에 끊임없이 관심을 보여왔다. 인터넷전문은행도 그의 일환"이라며 "그런데 수개월 만에 상황이 급변해 우리은행의 과점주주 매각이 추진됐고, 이에 한투가 과점주주로 합류하면서 한국금융이 원하던 은행업 진출을 이루게 된 셈이다. 특히 우리은행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K뱅크에도 합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안정적이고 자산가치가 큰 우리은행 경영권에 참여할 수 있게 된 이상 법적 충돌까지 감내하며 불확실한 카카오뱅크에 미련을 가질 이유가 없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카카오뱅크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 회사는 본인가를 앞두고 지난 11월 유상증자를 실시해 사업계획서에 예정됐던 자본금 3000억원을 가까스로 맞췄다. 이런 상황에서 최대주주인 한국금융이 이탈하게 되면 본인가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 카카오뱅크 측은 "결국 지분보유를 제한한 현행법이 개선되면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며 "국회의 현명하고 조속한 판단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금융은 카카오뱅크 본인가를 전후해 보유지분을 처분하는 방향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금융은 카카오뱅크의 지분 54%를 보유한 대주주다. 하지만 내부 사정은 다르다. 은행법 개정 혹은 특례법 제정에 따라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한도 제한(은산분리 규제)이 완화될 경우 비금융주력자(금융업이 본업이 아닌 산업자본)인 카카오가 현행 규정보다 많은 양의 지분을 보유할 수 있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금융이 보유한 지분은 사실상 '파킹지분'(일시적으로 특정 주주가 지분을 맡아두는 방식)"이라며 "은행법 개정 혹은 특례법 제정 여부에 따라 한국금융이 40% 정도의 지분을 카카오에 넘기고 최종 10% 정도만 보유한다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한국금융이 최근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우리은행 과점주주로 참여했다. 4% 지분을 인수하면서 보장된 '경영권 참여' 의향도 확실히 밝혔고, 지분 추가 인수 의향까지 드러내는 등 우리은행 경영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상태다.
우리은행은 K뱅크의 지분 10%를 보유한 대주주로, 한투가 우리은행 과점주주가 되면서 셈법이 복잡해졌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 및 은행법의 '이해상충 방지' 조항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 참여지분 정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은행법은 지주사인 한국금융과 한투를 '동일인'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한국금융은 우리은행-K뱅크와 카카오뱅크 양측의 지분을 모두 보유한 특수관계인이 된다. 이는 금융지주회사법에서 규정한 이해상충방지 조항에 저촉된다. 앞서 KB금융지주에 인수된 현대증권이 이 조항을 이유로 지분을 전량 매각했고, 이를 NH투자증권이 인수해 현재 K뱅크에 참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도 현대증권의 사례에 따라 한국금융 역시 동일하게 규정을 적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관련 조항에 대해 한국금융이나 카카오뱅크, 우리은행 모두 유권해석 등을 의뢰하지는 않았다"면서도 "현대증권 사례를 봤을 때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도 "한국금융과 한투는 그동안 은행업 진출에 끊임없이 관심을 보여왔다. 인터넷전문은행도 그의 일환"이라며 "그런데 수개월 만에 상황이 급변해 우리은행의 과점주주 매각이 추진됐고, 이에 한투가 과점주주로 합류하면서 한국금융이 원하던 은행업 진출을 이루게 된 셈이다. 특히 우리은행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K뱅크에도 합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안정적이고 자산가치가 큰 우리은행 경영권에 참여할 수 있게 된 이상 법적 충돌까지 감내하며 불확실한 카카오뱅크에 미련을 가질 이유가 없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카카오뱅크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 회사는 본인가를 앞두고 지난 11월 유상증자를 실시해 사업계획서에 예정됐던 자본금 3000억원을 가까스로 맞췄다. 이런 상황에서 최대주주인 한국금융이 이탈하게 되면 본인가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 카카오뱅크 측은 "결국 지분보유를 제한한 현행법이 개선되면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며 "국회의 현명하고 조속한 판단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