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본부장
![[포럼] `나고야 의정서` 대책 마련 시급하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608/2016082302102251029001[1].jpg "[포럼] `나고야 의정서` 대책 마련 시급하다")
지난 6월 8일 중국이 나고야의정서에 비준했다. 중국은 우리나라가 생물자원을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는 나라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생물자원을 수입해 연구개발하거나 현재 시판중인 제품이 있는 기업에서는 나고야의정서에 따른 중국의 이익공유 요구에 대비해야 한다.
나고야의정서는 생물자원의 이용으로 발생하는 이익을 생물자원의 제공자와 이용자 간에 공평하게 나누는 것을 목적으로 2010년에 채택돼 2014년 10월에 발효됐다. 나고야의정서는 생물자원을 제공하는 나라의 정부에 그 나라의 생물자원을 이용하겠다고 사전에 신청해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고(PIC), 생물자원의 이용으로부터 발생되는 이익을 생물자원 제공자와 나누겠다는 계약(MAT)을 체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생물자원을 수입하는 기업들은 중국과 PIC과 MAT을 맺고 어떻게 이익을 공유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최근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과 한국바이오협회가 국내 136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50% 이상의 기업이 해외 생물자원을 이용하고 있고 이 중 50% 이상은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생물이나 식물과 같은 생물자원은 의약품, 식품,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는 많은 생물자원들이 수입되고 있어 나고야의정서 발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받을 수 있는 행정적, 경제적 부담은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달 13일 국립생물자원관 주최로 개최된 '제16차 한국ABS포럼'은 한국과 중국의 '유전자원 접근 및 이익공유(ABS)' 이행 동향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향후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중국측 전문가는 중국의 나고야의정서 이행법안이 국무원에 제출됐고 빠르면 내년에 제정될 것으로 본다고 밝히며 자국산 생물자원을 이용하는 경우 인도나 브라질과 같이 최소한의 이익공유 비율 설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이미 중국의 특허법에 해당하는 전리법에서 특허출원 시 생물자원의 직접출처와 원시출처를 밝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여기에 더해 파생물을 포함시키고 나고야의정서를 이행할 수 있는 규정을 추가하는 등 전리법의 추가 개정이 필요함을 언급했다.
이렇듯 중국이 생물자원 부국으로서 자국의 생물자원에 대한 보호와 이익 공유를 강화할 것은 당연해 보이고, 어떻게 어느 정도까지 요구하느냐는 국무원에 제출된 이행법안이 제정되고 외부에 공개돼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이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기업차원의 리스크가 너무 클 수 있다. 특히 현재 연구개발단계에 있거나 매출이 발생되고 있는 기업들은 다른 대체 생물자원을 찾거나 이것이 어렵다면 어느 선까지 어떤 방법으로 이익 공유를 할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현재는 국내 큰 제약기업 중심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는 나고야의정서로 인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정보제공사이트와 헬프데스크를 운영 중이지만 이 또한 관심 있는 기업들만이 계속 관심을 갖고 찾고 있다. 생물자원을 이용하고 있는 이외의 많은 의약품, 식품, 화장품 등의 기업들은 대부분 이익공유에 대한 계약체결이나 나고야의정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자국의 법률에 따라 이익 공유를 요구할 때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 차원에서 지속적인 나고야의정서 관련 정보 제공과 이익공유 계약 체결 시 유의사항, 특허 등 지식재산권 확보 등에 대한 전문가 자문 등을 지원하지 않으면 국내 산업계가 큰 피해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다양한 산업분야에 생물자원이 이용되고 있으나 분야별로 생물자원에 대한 의존도, 생물자원의 역할, 생물자원 이용에 대한 리스크 및 가치 등에 있어 차이가 있어 나고야의정서 국내이행 정책 수립에 있어서도 단계적 접근법이 필요할 것이다.한편으로는 해외에 대한 생물자원 접근 및 이익공유 체결은 기업이 직접 해야 하는 당사자이고 또 생물자원을 이용한 제품의 가치는 그 기업이 가장 잘 알고 있으며, 어느 정도의 이익공유가 공평한지도 기업에서 가장 잘 판단할 수 있다. 이렇기 때문에 무엇보다 기업 스스로 내부 대응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산업계 지원방안을 고민할 수 있도록 좀 더 적극적으로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정부 관련 부처에 알릴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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