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라이즌, 48억달러에 야후 인터넷부문 인수
지난해 인수한 AOL과 결합해
디지털미디어 시장 공략 계획
소프트뱅크, 영국 ARM 인수 등
IoT·AI 등 융합사업 선점 경쟁
지난해 인수한 AOL과 결합해
디지털미디어 시장 공략 계획
소프트뱅크, 영국 ARM 인수 등
IoT·AI 등 융합사업 선점 경쟁
미국 1위 통신사업자 버라이즌이 야후의 인터넷 사업 부문을 인수한다. 버라이즌은 지난해 인수한 인터넷 서비스·미디어 기업 '아메리카온라인'(AOL)과 결합, 현재 구글과 페이스북이 점령하고 있는 디지털 미디어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버라이즌뿐 아니라 세계 이동통신사들은 시장 포화로 성장 한계에 달한 통신 시장을 넘어 새로운 융합사업을 모색하며, 이같은 적극적인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인터넷 콘텐츠 서비스 등 디지털 미디어 시장을 비롯해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차세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M&A 전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24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버라이즌이 야후의 검색, 이메일, 광고, 뉴스 등 인터넷 사업 부문을 48억달러(5조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버라이즌은 25일 오전 야후 인수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한때 인터넷 시장을 선도하며 시가총액 1250억달러(약 142조원)에 달했던 야후는 그동안 구글, 페이스북 등에 밀리며 고전을 면치 못한 끝에 결국 버라이즌에 매각되는 운명을 맞게 됐다.
이번 인수합병으로 버라이즌이 노리는 것은 온라인·모바일 등 디지털 미디어 시장이다. 버라이즌은 야후를 AOL과 결합시켜 급성장하는 디지털 광고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월 컴스코어 리포트를 인용해 야후와 AOL이 각각 미국 내 3위, 6위 디지털 미디어 자산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야후는 마이크로블로그 사이트 '텀블러'와 사진 공유 사이트 '플리커'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앞서 버라이즌은 AOL 외에도 멀티채널네트워크서비스(MCN) '어썸TV', 모바일 광고업체 밀레니얼 미디어, 뉴스 및 동영상 콘텐츠 업체 콤플렉스미디어 등을 인수키도 했다. 여기에 광고기반 자체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고(go) 90'도 서비스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세계 인터넷 광고 시장 규모는 1602억달러(약 182조2000억원)에 달한다.
버라이즌의 야후 인수는 성장세가 주춤한 통신 사업을 넘어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라는 평가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내 스마트폰 보급률은 81%에 달하며, 미국 이동통신 4사의 무선서비스 매출과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은 지속 하락하고 있다. 특히 버라이즌은 2014년 3분기 이후 무선 서비스 매출이 6분기 연속 감소 중이다.
버라이즌 외에도 세계 여러 통신사들이 단순히 네트워크 인프라만 제공하는 '덤파이프'(Dumb Pipe) 사업자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홈 IoT 서비스, 커넥티드카,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앞서 일본 통신사 소프트뱅크는 영국 반도체 기업 ARM을 234억파운드(약 35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ARM이 향후 IoT 분야를 주도할 것으로 보고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 것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 21일 도쿄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월드 2016' 행사에서 "IoT 발달로 ARM 칩 출하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일본 NTT도코모는 지난 2012년부터 '스마트라이프 파트너'를 천명하고 미디어 콘텐츠, 커머스, 헬스케어 관련 기업 인수합병을 추진해왔으며, 미국 AT&T도 지난 2013년 485억달러(약 54조원)에 미국 위성방송사 디렉TV를 인수키도 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 관계자는 "통신산업이 정체하면서 소프트뱅크, 버라이즌 등 최근 세계 통신사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새로운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성장동력을 찾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윤희기자 yu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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