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블루 음반프로듀서 겸 가수
최근 애플이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음실련)와 계약을 맺으면서 국내에 애플뮤직 서비스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애플뮤직의 국내 진입으로 인해 다양한 변화가 예상된다. 국내 음악의 해외 진출이 보다 용이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단가가 낮은 스트리밍 서비스 확대를 촉진하게 되면 창작자의 생존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도 제기된다. 또한 애플이 국내에서도 미국 시장과 같은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할지 여부도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현재 국내의 유료 디지털 음원 시장은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고 있는 멜론이 50%가 넘는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KT뮤직, 엠넷, 벅스, 소리바다 등이 뒤를 잇는 구도이다. 각 사이트들은 대부분 비슷한 가격대의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애플뮤직이 국내에 진출하면 한국 시장 내에 경쟁을 유도, 시장 변화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다른 글로벌 사업자의 진출을 촉발할 가능성도 있으며 시장 구도, 상품 형태 등에 다양한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애플은 세계에서 가장 큰 디지털 뮤직 스토어 아이튠스와 아이폰 등 기기를 기반으로 충성도 높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 곡만 3000만곡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국내 사업자의 5~6배에 이르는 수치다.
반면에 애플뮤직 진출이 스트리밍 기반 디지털 음악 서비스 확대를 촉진, 음악가 등 권리자에게 위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낮은 곡당 단가 사용료 정산 구조가 권리자에게 필요한 생존 여건을 마련해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입장을 바꾸긴 했지만 애플뮤직의 미국 서비스 초기 무료 체험 기간에 사용료 정산을 0원으로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애플뮤직은 현재 한국, 중국 등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월 10달러(약 1만1500원)의 정액요금을 받고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월 8000원인 멜론의 스트리밍 정액요금도 애플뮤직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뮤직의 등장으로 유료 음원 고객이 늘어난 해외 사례를 고려하면 국내 음원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애플뮤직의 국내 진출은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모두 다 가지고 있지만 지금까지 고착화 되어 있었던 국내 유료 디지털 음원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는 다양한 단체들의 입장 때문에 애플뮤직의 국내 진입이 늦춰지고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음악하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한발씩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