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R&D로 특허 2만8000건 분석
고장·열화진단 수학모델 개발 등
신규특허 확보 통해 경쟁력 강화
국내외 100여곳에 시스템 공급
고장·열화진단 수학모델 개발 등
신규특허 확보 통해 경쟁력 강화
국내외 100여곳에 시스템 공급
■ 창조R&D, 'IP'서 길을 찾다
(2) 대은
우리나라는 세계 톱5의 '지식재산 대국'이다. 정부와 민간의 연구개발(R&D) 투자가 늘어나면서 지난해 특허출원 건수에서 세계 4위였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비중은 세계 1~2위를 다투고 있다. 하지만 지재권의 질을 주요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특허청의 'IP-R&D전략지원사업'을 통해 R&D 기획부터 사업화까지 전 과정에서 강력한 지재권 전략으로 무장해 우수한 결과를 얻은 현장을 4회에 걸쳐 소개한다.
제주에 위치한 태양광 전문 기업인 대은(대표 송기택)은 2004년 설립 이후 지속적인 R&D를 통해 쌓은 기술력을 토대로 태양광 발전사업에 뛰어들었다. 특히 태양광 모듈의 고장 여부를 진단하는 모니터링 기술을 독자 개발해 해외 진출에 성공하는 등 국내를 대표하는 태양광 발전시스템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IP-R&D로 태양광 모듈 고장진단 기술 확보=대은의 성장 배경에는 특허청의 'IP-R&D 전략지원사업'이 있다. 대은은 태양광 발전시스템 중 빌딩형 태양광발전(BIPV) 시스템 분야를 회사 미래 먹거리로 선정하고, 시장 진출을 준비해 왔다. 그 과정에서 특허청의 IP-R&D 사업을 통해 BIPV 기술개발 방향과 특허전략을 마련할 수 있었다.
건물 외벽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는 빌딩형 태양광발전 시스템은 특성상 외부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이 때문에 태양광 모듈 표면에 먼지, 황사, 낙엽, 조류 분비물, 꽃가루 등이 쌓이거나 눈, 비, 태풍 등 날씨 영향으로 파손 및 고장이 발생한다.
문제는 모듈이 오염·파손·고장이 나는 경우 해당 위치를 정확하게 찾기 어렵고, 태양전지 특성상 모듈 한 개에 고장이 생기면 어레이로 연결된 시스템 전체에도 영향을 줘 발전 품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고장의 원인을 찾아내는 알고리듬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고장 진단 알고리듬은 개발이 힘들고, 선진 기업들이 대부분 특허로 장악하고 있어 독자 기술로 무장하지 않고선 해외 시장에서 승부를 걸 수 없다.
이 회사는 IP-R&D사업 담당 전문위원과 특허분석을 통해 '해답'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태양광발전 모니터링 기술과 관련한 전 세계 특허 2만8000여 건을 검색·분석한 뒤, 370여 건의 주요 특허를 도출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도출된 주요 특허 중 선진 경쟁사들이 보유한 핵심특허를 분석해 최종적으로 고장진단 모니터링 기술 관련 핵심 특허 8건을 발굴해 냈다.
이어 이 가운데 5건의 핵심 특허를 무효화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 해외 진출 시 만약에 있을 특허 분쟁에 대응토록 하는 한편 경쟁 기업의 기술과 차별화된 특허를 확보해 제품을 보호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신규 특허 10건 확보…해외서 '러브콜'=기술에서 자신감을 가진 대은은 해외 신시장 개척을 위한 독자 기술 개발에도 나섰다. 고장진단 모니터링 관련 기술 전반에 대한 특허 조사분석과 함께 기존 특허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토대로 태양광 모듈의 고장진단과 열화진단을 위한 수학적 모델을 각각 개발했다. 두 모델이 상호 연동할 수 있는 알고리듬도 만들었다.
나아가 외부환경 변화에 따른 시간별 전력량을 수학적으로 비교해 모듈 단위로 정확하게 고장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알고리듬과 함께, 고장 난 특정 모듈의 위치를 판별하는 기술도 추가로 개발했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총 10건의 특허를 새롭게 출원, 강력한 첨단기술로 무장할 수 있었다.
그러자 대은의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한 해외 대학이 러브콜을 보내왔다. 2014년 10월 세계적 명문대학인 싱가포르 난양공대가 태양광 모듈 모니터링 기술에 대한 공동연구를 제안해 온 것. 당시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필리핀 비자야스 지역에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보급하는 프로젝트에 공동 참여해 대은이 생산한 태양광발전 시스템 100세트를 공급키로 했다.
국내에서도 제주도청과 제주시청, 제주교육청 등 100여 개 건물에 고장진단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춘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공급, 이 분야의 강소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대은 관계자는 "IP-R&D사업 지원을 받아 고장진단 모니터링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었고, 해외 선진 기업이 보유한 핵심 특허에 대한 대응전략을 수립할 수 있었다"며 "이 과정을 거쳐 강한 특허를 확보, 해외 태양광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는 길을 열었다"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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