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소 후 정상범위 '성공' 판정
최종 140초 풀가동 시험 계획
고온·고압 극한환경 테스트도
총 220회 걸쳐 최종성능 확인
최종 140초 풀가동 시험 계획
고온·고압 극한환경 테스트도
총 220회 걸쳐 최종성능 확인
![[르포] "75초 정상작동 … 75톤 엔진 성능 이상무"](http://contents.dt.co.kr/images/201606/2016060902109976731001[1].jpg "[르포] \"75초 정상작동 … 75톤 엔진 성능 이상무\"")
■ 르포 한국형발사체 액체엔진 지상 연소시험 현장을 가다
지난 8일 오후 5시 40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통제동 옥상. 직선거리로 1㎞ 가량 떨어진 곳에 한국형 발사체의 '심장'에 해당하는 75톤 액체엔진의 지상 연소시험 설비가 자리잡고 있었다.
5분 후에 있을 75톤 액체엔진의 75초 연소시험 시간이 다가오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하루 종일 흐린 날씨에 시험설비 앞에 펼쳐져 있는 바다마저 해무에 잔뜩 끼어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다.
정확히 오후 5시 45분. 굉음과 함께 엔진 아래에서 시뻘건 화염이 뿜어져 나왔다. 이내 빨간 화염은 더욱 강하게 타오르기 시작했고, 시험설비 하단에는 뜨겁게 달궈진 화염을 식히기 위해 쏟아져 내리는 물이 거대한 수증기로 변해 구름처럼 바다 쪽으로 퍼져 나갔다. 수증기는 연소시험이 진행되는 75초 동안 계속해서 나왔고, 화염이 꺼지면서 서서히 사라졌다.
연소시험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75톤 액체엔진이 75초 동안 정상 작동한 것을 확인한 것이다. 이로써 지난달 75톤 엔진이 30초 연소시험에 성공한 이후 75초 연소시험에도 성공을 거뒀다.
고종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사업단장은 "30초, 75초 연소시험 둘다 처음 진행하는 시험임에도 모두 성공해 출발이 좋다"며 "지금까지 기대한 것보다 엔진 성능이 좋게 나와 매우 고무적이지만, 많은 시험 중 아직 초기인 만큼 결코 긴장감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연소시험에서 엔진은 작동 순서에 따라 제 기능을 했고, 엔진의 주요 성능을 보여주는 연소기 압력과 터보펌프 회전수(RPM) 등의 데이터가 연소시험 후에도 정상 범위에 있는 것으로 확인돼 '성공 판정'을 받았다.
이날 연소시험에 성공한 75톤 엔진은 항우연이 처음 제작해 조립한 '지상용 시험모델 1호기(1G)'다.
항우연은 7톤 엔진 연소시험에서 나타난 '연소 불안정 현상'을 막을 수 있게 설계한 '2호기 75톤 엔진'을 오는 9월 들여와 성능시험을 이어간다. 연소 불안정은 엔진 연소기 내에서 균일하게 연소가 일어나지 않고 여러 이유로 불안정해져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으로, 자칫 폭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항우연은 75톤 엔진 연소시험 시간을 75초에서 차츰 늘려 최종적으로 140초 동안 풀 가동해 엔진의 성능과 신뢰성을 높이는 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다. 또 엔진의 주요 설비인 연소기, 터보펌프, 가스발생기 등이 우주 및 발사 상황과 유사한 극저온(-196℃)과 초고압(400기압), 초고온(3000℃) 등의 극한 환경에서 제 성능을 발휘할지도 지속적으로 검증해 나갈 예정이다.
김진한 항우연 발사체엔진개발단장은 "엔진은 모든 부품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1초 내에 순차적으로 작동해야만 정상적으로 움직이는 매우 정교한 추진기관"이라며 "앞으로 엔진이 다양한 극한 환경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폭넓게 테스트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항우연은 지난 4월 한국형발사체 3단의 7톤 액체엔진에 대한 연소시험을 8회(누적 연소시간 145초) 진행했고, 100초 연소시험에 성공했다. 앞으론 500초까지 연소시간을 늘려 시험을 한다.
75톤 엔진은 발사체 1단과 2단에 각각 4기, 1기 등 모두 5기가 장착된다. 항우연은 75톤 엔진 연소시험을 총 220회에 걸쳐 수행한 뒤 문제가 없으면, 1단에 75톤 엔진, 2단에 7톤 엔진을 장착한 시험 발사체를 내년 12월 쏘아 올려 엔진 성능을 최종 확인하게 된다.
조광래 항우연 원장은 "75톤 엔진의 75초 연소시험 성공은 우리가 가야 하는 길의 한 과정에 해당한다"며 "최종적으로 엔진 성능이 나올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수많은 시험을 통해 성능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고흥(전남)=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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