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현 알투기어 대표
![[발언대] 3D프린터에 올라탄 `아웃도어`](http://contents.dt.co.kr/images/201605/2016053002102269650001[1].jpg "[발언대] 3D프린터에 올라탄 `아웃도어`")
아웃도어 시장은 최근 5년간 연평균 20% 이상 성장해왔고, 의류·장비 외에 최근 아웃도어용 IT 디바이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지도, GPS(위성측위시스템) 트래커 등 앱이 사용되고 있고, 아웃도어용 IT 디바이스로 블루투스 스피커와 핸드셋, LED 라이트 등이 활용되고 있다.
필자가 대표를 맡고 있는 알투기어는 아웃도어 스마트장비 전문 스타트업으로, 야외활동 시 스마트폰을 손에 들지 않고 원격으로 음성통화와 음악재생을 할 수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인 '알투기어 마크원'을 개발해 출시했고, 후속제품으로 더 많은 기능이 추가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작년에 창업해서 인력과 장비가 모두 부족한 가운데 제품을 개발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서울시 아스피린센터 내 무한상상실에서 3D 프린터 이용법을 배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직접 제품 외형을 설계해 실물로 출력해볼 수 있었는데 전문업체에서 만드는 시제품에는 품질이 훨씬 못 미치지만 2D 디자인 시안을 보면서는 결정하기 힘든 부분을 판단하거나, 디자인이 정해진 상태에서 부분 변경을 검토할 때 시간과 비용이 크게 절약됐다.
필자는 본래 건축을 전공하고 설계분야에서 일했었는데, 건축설계 과정에도 모형을 반드시 만들게 된다. 디자인을 검증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처음에는 스티로폼으로 싹둑싹둑 썰어놓은 매스모델에서 시작해 조금씩 디테일이 추가된 스터디모델을 거쳐 최종 설계를 반영한 모형까지 만들게 된다.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건축가인 렌조 피아노가 국내 프로젝트 진행 중 건축주에게 브리핑하러 오면서 비행기에 모형 수십 개를 특수 포장해 싣고 왔다는 일화가 생각난다.
메이커 입장에서 3D 프린터를 활용해 본 결과, 기기나 재료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기기와 재료를 썼을 때 아직 3D 출력물로 최종 제품을 만들기에는 마감 품질이나 강도에 무리가 있다. 하지만 제품 개발과정의 모형 제작이나, 대량 발주가 어려운 특정 부품을 만들기에는 훌륭한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미래학자들은 앞으로는 소비자들이 대량 생산된 똑같은 제품을 구매하는 게 아니라 3D 모델링 데이터를 다운로드해서 개인에 맞게 수정하고 3D 프린터로 출력해 쓰는 시대가 올 것으로 전망한다. 그 때가 되면 알투기어는 아웃도어용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3D 모델링 데이터를 소비자에게 판매하거나 커스터마이징을 돕는 일을 하게 될 것이다. 스마트폰이 순식간에 우리 생활과 산업 전반에 깊숙이 파고든 것을 생각하면 3D프린터 활용의 일상화도 그리 먼 일은 아닐 것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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