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공상과학 영화 속 장면 같지만, 서울 지하철 이야기다.
22일 서울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이 같은 '터널 동영상 광고'는 올해 2월부터 4개 구간 1천142ｍ에서 선보이고 있다.
5호선 광화문역→종로3가역과 여의도역→여의나루역, 7호선 내방역→고속터미널역과 어린이대공원역→군자역 구간에서 여행사와 영화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달리는 지하철에서도 영상이 끊기지 않는 비밀은 1ｍ 길이의 'LED 바(Bar)' 360개다. 80㎝∼1ｍ 간격으로 세워 놓은 LED 바 하나당 1개의 영상 프레임을 띄우는데, 달리는 전동차에서는 잔상 효과 때문에 마치 하나의 커다란 LED 화면을 보는 것 같은 착시현상을 일으킨다.
마치 영화 필름을 빨리 돌리면 움직이는 영상으로 보이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공사는 "열차가 지나가는 어두운 터널에서 동영상 광고가 갑자기 드러나니 승객에게 재미와 흥미를 끄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공사는 2009년 이를 잠시 도입했다가, 기술·영업의 제약으로 얼마 못 가 중단한 바 있다. 이번에는 캐나다계 미디어 광고 업체와 계약해 2021년까지 광고 구간을 늘리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2천71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터널 광고로 5년간 약 10억원의 수익을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고가 터널에서 승객의 '눈'을 유혹한다면, 승강장에서는 음성 광고로 승객의 '귀'를 공략한다.
공사는 지난달부터 5호선 김포공항역과 광화문역 등 12곳에서 '역사 내 승강장 음성 광고'를 시범 적으로 하고 있다.
"지금 XX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국문·영문 안내방송에 이어 "사무용품 쇼핑몰 XXX에서 알려드립니다. 승차 시 열차와 승강장 사이 발 빠짐에 주의하시고,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라며 광고와 안전 안내방송을 함께 내보내는 식이다.
기존 9초 이내였던 열차 진입 안내방송은 11초가량이 더해져 20초 안팎이 된다.
공사는 사내 자체 공모를 통해 이 같은 열차 진입 안내방송을 활용한 음성 광고 아이디어를 채택했다. 1년 동안 시범 운영한 뒤 효과가 크다고 판단되면 상용화를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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