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저작물 저작권보호` 법제화 흐지부지

저작권 양도시 원 창작자 보호
'구름빵법안' 9개월간 국회계류
문체부 "저작권법 반영 힘들어
표준계약서 사용 확산 검토중"
업계 "강력한 법적 장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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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캐릭터, 음원 등 대중에게 인기를 끈 콘텐츠를 바탕으로 기업이 2차 저작물을 만들었을 때, 원 저작자가 2차 저작물에 대해 제대로 저작권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동화책 '구름빵'의 저자가 캐릭터에 대한 저작권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으로 콘텐츠 원저작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지적이 들끓었다.

이 같은 문제점 해결을 위해 지난해 6월 배재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원 저작권자의 2차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보호 등을 골자로 하는 저작권법 개정안 발의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9개월간 국회에 계류되며, 자동 폐기될 처지에 놓였다.

6일 국회와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2차 저작물 저작권 보호를 핵심으로 하는 저작권법 개정안, 일명 '구름빵 법안'이 국회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채 폐기될 상황이다.

이 법안은 창작자들이 저작권 양도 시, 아직 창작되지 않은 작품이나 아직 알 수 없는 이용 형태에 대한 사전 양도, 이용허락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게 골자다. 최초 저작권 계약 당시 예상치 못한 2차 저작물이 상업적 성공을 거둔 경우, 창작자가 유통업자 등에게 공정한 보상을 요구할 법적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2014년 말 구름빵 캐릭터 창작자가 처음 계약 당시 출판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체결한 계약 때문에 2차 콘텐츠 등 추가 수익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이에 해당 개정안이 발의된 것이다.

이 법안이 효력을 가지려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후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저작권법에 반영을 해야 한다. 문체부가 배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 내용으로 정부 입법으로 발의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 등을 둘러싼 여야 대립이 이어지면서 이 법안을 논의해야 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제대로 열리지 못했다. 또 문체부는 이 법안을 정부안으로 발의할 계획도 없고, 배 의원 안을 저작권법에 반영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저작권은 개별 민간 계약관계를 기본으로 하는 것이라 2차 저작물 저작권을 누구에게 주라고 강제하는 규정을 법제화하기는 어렵다"며 "또 이미 저작권법에는 저작권 계약 시, 2차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까지 양수인이 가져가려면 이런 내용을 계약서에 별도 표시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법 45조는 '저작재산권 전부를 양도하는 경우에, 특약이 없을 때에는 2차적 저작물을 작성해 이용할 권리는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돼 있다. 2차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을 특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저작재산권 계약을 체결하면, 1차 저작권자에 권리가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내용을 모르는 창작자가 대부분이고, 내용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계약 관계에서 약자 위치에 있는 창작자 입장에서 2차 저작물 저작권까지 일괄 양도하는 계약을 맺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2차 저작물 작성권을 양도할 경우 양도인과 양수인이 별도 부속합의서 작성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저작권 표준계약서'를 마련해 2014년부터 문체부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하고 있고, 현재 표준계약서 사용을 정착시킬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표준계약서 사용은 권고 사항이라 실효성이 없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또 문체부는 표준계약서 사용 확산 등 2차 저작물 저작권 보호 인식 확산 방안을 검토할 정부의 태스크포스(TF)조차 구성되지 않은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는 2차 저작물 저작권에 대한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 정부는 문화 콘텐츠 산업이 차세대 성장동력이라며, 적극적인 육성계획을 발표하고 있지만, 정작 콘텐츠 창작자에 대한 법적 보호 장치가 제대로 없어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배재정 의원실 관계자는 "'4월이 19대 국회 본회의를 열릴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이지만, 현재로선 '구름빵 법안'은 자동 폐기가 불가피해 보인다. 20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문체부가 이와 관련한 정부 개정안을 발의할 생각이 없어, 지금으로서는 2차 저작물 저작권보호를 위한 법제화가 요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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