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학 칼럼] 항균제 내성 극복 5가지 방법](http://contents.dt.co.kr/images/201602/2016021702102351607001[1].jpg "[의과학 칼럼] 항균제 내성 극복 5가지 방법")
세균이 문제를 일으켜 감염 증상이 나타나면 항균제를 써서 치료하지만 강력한 항균제를 많이 사용하면 세균이 생존하기 위해서 진화한다. 결국 세균은 항균제가 듣지 않는 내성(耐性)을 갖는다. 기존에 사용하는 거의 모든 항균제에 내성이 있는 세균을 슈퍼내성균이라고 한다. 최근에 인도에 의료관광을 한 환자에 의해서 영국, 캐나다, 파키스탄, 일본 등에서 다재약제(기존에 사용하는 거의 모든 항균제)를 가수 분해하는 카바페넴분해효소(carbapenemase)를 발현하는 장내세균인 슈퍼내성균이 창궐하여 큰 문제를 야기시켰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나라는 2011년부터 아래와 같은 여섯 가지 슈퍼내성균을 법정전염병으로 반코마이신 내성 황색포도상구균(VRSA),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 다제내성 아시테노박터 바우마니균(MRAB), 다제내성 농녹균(MRPA),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 반코마이신 내성 장구균(VRE)을 지정했다. 최근 영국(2010년 슈퍼내성균 유행) 정부의 항균제내성 대책위원회 보고서에 의하면 2050년 항균제내성에 취약한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각각 연간 473만 명, 415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세계보건기구(WHO, 2014)는 세계 114개국에서 수집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모든 지역에서 항균제내성 강화 현상이 확인돼 서둘러 대비하지 않으면 심각한 상황(재난)이 야기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선진국 사례와 WHO의 경고에서도 알 수 있지만 항균제내성 세균은 향후에 언제든지 다양한 경로로 범국가적으로 유행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실정이다. 심각한 항균제내성균에 대한 대비가 없다면, 미래 의학 분야가 항균제 발견 이전의 암흑시대로 전환되는 것을 방지할 수 없을 것이다. 즉, 미래 의료기술이 상당히 발전하더라도, 이러한 대비가 없다면 항균제가 발견되기 이전에 인류가 겪었던 무력함을 다시 경험하게 될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슈퍼내성균이 항균제에 대해 어떠한 기전(機轉)으로 내성을 띠게 되는지를 연구하기 위해 2011년부터 미래창조과학부의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도약연구)의 지원을 받아 '슈퍼내성균의 약제내성 단백질 구조 프로티오믹스 기술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많은 연구 방법 중 X-선 결정학 방법에 의한 3차원 구조 분석을 기반으로 연구하고 있다.
그 동안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심각한 항균제내성 극복을 위한 중요한 5가지 범국가적 전략을 감염학 분야 최고 학술지인 랜싯 감염학(The Lancet Infectious Diseases)에 발표했으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적확한 항균제 사용(Antibiotic stewardship)이다. 세균이 문제를 일으켜 감염 증상이 나타나면 항균제를 써서 치료하는데, 무조건 강력한(최근에 개발한 광범위) 항균제를 사용하면 나중에 치료제로 사용할 항균제가 모자라게 된다. 신규 항균제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정확한 진단툴을 이용하여 가능한 보다 약한 항균제를 사용해 강력한 항균제를 보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둘째, 바른 항균제 처방 시기 (Right timing of prescription)이다. 적확한 항균제사용이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개발된 다양한 항균제에 내성을 보여 치료가 어려운 슈퍼내성균이 감염 시에는, 가능한 신속하게 강력한 항균제를 사용하는 처방이 필요하다.
셋째, 빠르고 정확한 항균제내성 진단툴 개발이다. 상기 두 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신속하고 정확하게 감염 세균이 어떤 항균제에 내성을 보이는지 파악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내성을 보이는 항균제를 사용하면 치료는 실패이면서 내성균의 전파를 증가시킨다.
넷째, 신규 항균제 개발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심각한 항균제내성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2020년까지 10개의 신규 항균제 개발 전략을 시작했다. 신규 항균제 개발이 계속 지연된다면, 미래 보건 분야가 항균제 발견 이전의 암흑시대로 전환되는 것을 방지할 수 없다.
다섯째, 내성 진단툴 및 항균제 개발을 위한 연구비 조성 및 빠르고 공정한 연구비 배정이다. 비록 많은 연구비(미국, 12억 달러)가 필요하지만, 심각한 항균제내성 극복을 위해서 과감하고 빠른 연구비 조성이 꼭 필요하다. 이상희 명지대학교 생명과학정보학부 교수(NRL, 약제내성단백질체연구실)
이상희 명지대 생명과학정보학부 교수(NRL,약제내성단백질체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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