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성장호르몬·종근당 항암제 글로벌 진출 파란불
녹십자 면역제·SK케미칼 혈우병치료제 FDA 허가 전망
삼성바이오에피스·셀트리온도 바이오시밀러 성과 기대
녹십자 면역제·SK케미칼 혈우병치료제 FDA 허가 전망
삼성바이오에피스·셀트리온도 바이오시밀러 성과 기대
지난해 한미약품의 8조원대 신약 기술수출 계약과 5개 국산 신약 허가 등 어느 해보다 풍성한 연구개발(R&D) 성과를 기록한 제약·바이오 업계가 올해도 글로벌에서 많은 R&D 수확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국내 제약산업의 역사를 다시 쓴 한미약품은 지속형 바이오신약 개발 기반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성장호르몬 'HM10560A'가 기술수출 신화를 이어갈 기대주다. 현재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이 약은 매일 투여해야 했던 기존 약 대신 주 1회만 투여해도 같은 효과를 낸다.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표적항암제 'HM95573'도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종근당은 한미약품에 이어 글로벌 R&D 성과가 기대되는 제약사로 주목받고 있다. 2003년 항암제 '캄토벨'과 2013년 당뇨병 치료제 '듀비에' 등 신약을 개발한 종근당은 현재 국내 제약업계 최대 수준인 23개 신약 파이프라인을 갖췄다. 최근 수익성 악화를 겪을 정도로 R&D 투자비용을 급격히 늘리고 있는 모습까지 한미약품이 성과를 내기 직전과 닮아있다.
현재 임상 단계에 접어든 항암제 'CKD-516'과 'CKD-581',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KD-506', 고지혈증 치료제 'CKD-519' 등이 기술수출 가능성이 큰 신약 후보물질로 꼽힌다.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2세대 빈혈치료제 바이오시밀러 'CKD-11101'은 일본 후지제약공업과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해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도 글로벌 진출에 파란불이 켜졌다.
지난해 슈퍼항생제 '시벡스트로'와 당뇨병치료제 '슈가논' 등의 신약을 허가받은 동아에스티도 R&D 성과에 대한 기대가 큰 제약사다. 지난해 미국 임상 2상을 성공적으로 마친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DA-9801'과 올해 임상을 준비 중인 새로운 방식의 슈퍼항생제, 당뇨병 치료제 등이 글로벌 성과를 기대할만한 후보로 꼽힌다.
백신 분야에서 경쟁 중인 녹십자와 SK케미칼은 지난해 연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나란히 4가 독감백신을 허가받아 올해 본격적인 출시가 예상된다. 현재 20여 개 R&D 과제가 임상단계에 진입해 있는 녹십자는 올해 면역글로불린 '아이비글로불린 에스엔'의 미 식품의약국(FDA) 허가가 전망된다. SK케미칼도 호주 CLS에 기술수출한 혈우병 치료제 신약 'NBP601'에 대해 FDA와 유럽 의약품감독국(EMA)에 시판 허가를 신청한 상태로, 올해 허가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허가받은 국산 신약 중 가장 상업적 성과가 뛰어난 제품으로 평가받는 보령제약의 '카나브'와 LG생명과학의 '제미글로'는 올해 해외 시장을 더 넓힐 전망이다. 지난해 멕시코에 출시돼 순환기내과 처방률 1위를 기록한 카나브는 현재 중남미 13개국 중 7개국에서 발매 허가를 받았고, 올해 나머지 중남미 국가들과 러시아에서 추가로 허가가 예상된다.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 등을 통해 105개국과 수출 계약을 맺은 제미글로는 올해부터 인도와 중남미 시장 등에서 판매가 시작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LG생명과학은 국내 기술로는 처음 개발에 성공한 5가 액상혼합백신 '유펜타'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전적격심사(PQ) 품질 인증을 진행하고 있어 올해 글로벌 시장 진출이 기대된다.
바이오 전문기업 중에는 메디포스트가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의 일본 진출을 추진 중이며, 바이로메드의 'VM202'와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등 유전자 치료제가 FDA로부터 임상 3상 시험을 허가받아 기술수출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최근 삼성 등 대기업 참여로 기대가 높아진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브렌시스'와 '렌플렉시스'의 EMA 판매허가를 신청했으며, 셀트리온은 올 상반기에 FDA로부터 '램시마' 허가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도 그동안 꾸준히 R&D에 투자해온 업체들의 성과가 이어질 것"이라며 "한미약품 등의 영향으로 R&D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올해 대부분 제약사들이 R&D 투자를 늘릴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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