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페이 등 간편결제 등장에 위협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앞두고 초긴장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앞두고 초긴장
■ 2015 되돌아 본 카드업계
올해 카드업계의 최대 화두는 '위기'였다. 1년 내내 정치권의 수수료 인하 공세에 시달린 가운데, '삼성페이' 등 신규 서비스의 등장으로 결제시장의 주도권마저 심각하게 위협받았다. 내년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내년에는 인하된 가맹점 수수료 체계가 본격 적용될 예정이어서 벌써부터 '비용 절감'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핀테크를 내세운 혁신을 가속화하지 않을 경우 카드업계의 위기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삼성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 대거 출현=카드사들은 올해 등장한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삼성페이'를 꼽고 있다. 삼성페이는 삼성전자가 8월 말 내놓은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로 출시 두달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넘기며 흥행에 성공했다. 하루 결제 건수 10만건, 결제금액은 1000억원에 달한다.
카드업계에서는 삼성페이의 장기적인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고 전망하면서도 긴장하는 모양새다. 정훈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삼성페이의 등장으로 스마트폰을 통한 신용카드 결제의 성장은 가속화하고 장기적으로 플라스틱 카드의 사용 비중을 상당 부분 대체할 전망"이라며 "단기간 내에 플라스틱 카드가 완전히 사라지기보다는 삼성페이가 점진적으로 플라스틱 카드의 이용률을 잠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플라스틱 카드가 없는 시대에 대해 이용자들이 익숙함을 느끼고 있다는 점도 삼성페이에 호재다. 카드업계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올 상반기 실물 없는 모바일카드를 출시했지만 성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하나카드가 내놓은 '모비원(mobi 1)' 정도만 약 1만장의 실적을 거뒀을 뿐 다른 카드사들은 이렇다 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태다.
포털과 통신사, 유통사 등에서도 간편결제 출시에 한창이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페이나우', '티몬페이', '페이코', '시럽페이' 등 여러 서비스가 쏟아져 나와 이용자가 혼란을 느낄 정도다. 여기에 '애플페이', '알리페이', '페이팔', '구글페이' 등 글로벌 기업들까지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어 카드사의 주도권 지키기는 더욱 쉽지 않을 전망이다.
◇내년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6700억원 손해=가맹점 수수료 인하 역시 내년 카드업계 전망을 흐리게 한다. 내년 1월 말부터 최대 0.7%포인트 가맹점 수수료율이 내려가 6700억원에 달하는 수수료 감소분을 나눠 부담해야 하는 처지다.
이에 당장 카드사들은 내년 사업계획 재검토에 들어갔고 채용축소,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삼성카드는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조직 슬림화를 추진 중이며 신한카드도 2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광고비와 영업지원비 회의비 등 각종 고정비용을 최대한 삭감할 수밖에 없다"며 "내년 추진하려고 했던 신사업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혁신의 고삐를 늦추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모바일 결제의 편의성을 높이고 빅데이터 경영을 고도화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최근 신한카드가 빅데이터 트렌드 연구소를 설립하고 삼성카드가 디지털 본부를 신설한 것이 일례다.
한 업계 전문가는 "내년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불황이 예상되는 데다 인터넷전문은행 등 새로운 경쟁자들의 출현으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결제 서비스의 편의성을 높이고 모바일 장악력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소영기자 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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