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와 경쟁'… 거센 '변화' 바람
■ 2015 되돌아 본 은행권
2015년 국내 은행권의 최대 화두는 '위기'였다. 수익성 악화와 이로 인한 실적 압박, 미 금리 인상과 국내 경기 침체 등 대내외 리스크 증폭, 이런 와중에 진행된 신규 은행사업자 인가로 인한 경쟁 격화 등은 은행의 입지와 경영에 대한 상당한 압박으로 다가왔다.
◇NIM 감소·충당금 증가 등 수익 악화=올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두 차례 인하를 거쳐 연 1.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됐지만 한국은행은 아직 기준금리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사상 최저수준의 초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자연히 은행의 수익은 하락할 수밖에 없었다. 은행 수익성의 잣대인 순이자마진(NIM)은 6월 기준 1.60%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의 1.81%보다도 하락한 수치다. 부실기업이나 부채 증가 등으로 인해 은행이 적립해야 하는 충당금은 지난해 3조1769억원에서 올 연말 대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은행산업은 저금리 기조 고착화에 따른 이익 창출력 저하와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기업 및 가계 여신 부실 증가로 인한 건전성 악화로 해 올 한해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23년 만에 강력한 경쟁자 등장=금융위원회는 지난 11월 29일 신규 은행사업자 예비인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통신업체 KT가 주축이 된 케이뱅크와 인터넷업체 카카오가 중심인 한국카카오은행이 신규 은행사업자 예비인가를 받았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은행의 가장 큰 고정비용 중 하나인 점포와 인력을 최소화해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핀테크 기술로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기존 금융권이 외면했던 중 신용등급, 중금리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은행은 물론 저축은행과 캐피탈, 대부업까지 영향을 받게 됐다. 은행은 신용 1~2 등급의 초우량 대출만 취급하던 자세를 버리고 신용 5~9등급에 대한 중금리 상품을 속속 출시하는 등 경쟁 체재를 준비하고 있다.
◇은행원 '철밥통' 건드리는 성과주의=그간 은행원은 연공서열 중심의 호봉제가 급여체계였다. 개인의 능력과는 상관없이 근무 연수가 오래되면 자연히 임금은 상승했다. 당국은 이러한 급여체계가 국내 은행산업의 경쟁력을 저하시킨다고 판단, 은행에 성과주의 도입을 촉구했다. 금융노조는 즉각 거세게 반발하며 성과주의 도입의 부작용을 열거했다. 은행의 공공성이 저해될 수 있고 성과에 눈이 어두운 직원으로 인해 불완전 판매라도 일어나면 그 피해는 금융 소비자가 고스란히 안게 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여러 이유에도 성과주의 도입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부 은행직원의 '무임승차' 논란이 거세고 임금 등 고정비 비중이 높아 대외 위기 때 은행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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