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배터리 안전의 핵심 `분리막`

양·음극 접촉차단 필름… 국내기술 세계시장 선도
파리기후협약·폭스바겐 배기가스 논란 등
리튬이온배터리와 핵심기술 분리막 주목
LG화학·SK이노베이션 등 독자기술 개발
2020년 세계시장규모 2배 이상 성장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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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봅시다] 배터리 안전의 핵심 `분리막`
LG화학 직원들이 안전성강화 분리막(SRS)를 소개하고 있다. LG화학 제공

[알아봅시다] 배터리 안전의 핵심 `분리막`

세계적인 온실가스 감축 문제에 폭스바겐 배기가스 논란 등으로 요즘 리튬이온 이차전지 배터리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관련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에는 반가운 일인데요. 사실 우리나라 배터리가 세계 시장을 주도할 만큼 성장한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잘 터지지 않는 안전함 때문입니다.

그 안전함을 담보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 기술 중 하나가 분리막입니다. 국내에서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등이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LG화학의 경우 2004년 독자 개발한 SRS(안전성강화분리막) 기술을 가지고 있고, SK이노베이션도 같은 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자체 분리막 기술을 개발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분리막은 왜 중요할까요. 우선 분리막이란 양극과 음극의 직접적인 접촉은 차단하면서 0.01~1㎛(마이크로미터)의 미세한 구멍으로 리튬이온만 통과시켜 전류를 발생시키는 역할을 하는 필름으로, 주로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등으로 만듭니다.

리튬이온 이차전지 배터리는 크게 양극, 음극, 전해질, 분리막으로 구성하는데, 충전할 때에는 리튬 이온이 양극에서 음극으로, 방전할 때는 음극에서 양극으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전기를 외부 기기에 공급합니다. 이 과정에서 리튬 이온은 전해질을 타고 이동하는데, 여기에서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이 서로 닿지 않도록 분리해주면서 리튬이온만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분리막이 필요한 이유는 양극과 음극에 있는 물질이 서로 닿을 경우 갑자기 리튬이온의 움직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제어가 안돼 폭발할 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반대로 양극과 음극의 분리에만 신경을 쓰다 보면 리튬이온까지 이동할 수 없어서 배터리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집니다. 양극과 음극이 서로 닿지 않으면서 리튬이온만 잘 지나다니도록 하는 것이 분리막의 핵심 기술입니다.

분리막은 제조 방식과 원재료에 따라 크게 건식과 습식으로 나눕니다. 습식 제조 방식은 고분자 PE를 기본 원재료로 압출과 화학처리를 거쳐 필름의 양면에 기공(pore)을 형성시키는 단층필름 형태로 만듭니다. 고분자 소재와 저분자량의 왁스를 혼합해 고온에서 필름을 압출한 뒤, 용매(솔벤트)를 사용해서 왁스를 추출해 미세다공 구조를 형상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초기 투자비용이 많고 유해물질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제작이 간편하고 기공이 균일하다는 장점이 있어 주로 휴대폰이나 노트북 등 소형 모바일용 배터리에 주로 쓰입니다.

건식 제조 방법의 경우 PP와 PE를 2~3층 필름으로 접합하는 다층 구조로 왁스를 사용하지 않고 물리적인 연신(늘리는 공정)과 열처리 공정만으로 기공을 만듭니다. 습식과 비교하면 초기투자비용이 덜 들고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아 친환경적이지만, 균일한 기공을 내는 기술장벽이 높아 사실 제대로 성능을 낼 만큼 잘 만들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 건식 분리막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등 중·대형에 쓰입니다.

문제는 이차전지 배터리는 계속 전기를 주고받아야 하는 특성상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로 인해 쉽게 열이 날 수 있는데, 분리막이 이 열에 취약하다는 점입니다. PE 분리막은 약 130℃ 근처에서 용융하기(녹기) 시작해 기공이 폐쇄되는 '셧다운' 특성이 있습니다. 또 150℃ 이상에서는 완전히 용융해 내부 단락을 막지 못하고 붕괴하는 상태(meltdown 또는 mechanical integrity 파괴)에 이릅니다.

LG화학 등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리막 표면에 세라믹 입자와 고분자 바인더를 코팅하는 'Dip' 코팅 방식을 적용한 분리막을 리튬이온 이차전지 배터리에 적용했습니다. LG화학의 SRS 기술의 경우 나노 세라믹 코팅을 적용해 배터리의 내구성과 내열성을 강화하고 이온이 잘 통하는 다공성 폴리올레핀(PO) 소재로 배터리 내부의 전기적 단락을 감소시켜 줍니다. 이 기술은 특히 안전 문제가 중요한 전기차용 배터리에서의 경쟁력에 큰 영향을 줍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B3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리튬이온 전지 시장의 규모는 154억5800만달러(약 16조9350억원)로 집계됐고, 오는 2020년에는 377억1600만달러(약 41조3800억원) 규모로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분리막 시장 역시 작년 8억1400만㎡에서 2020년 17억5000만㎡로 2배 이상 증가하고, 특히 전기차 시장의 빠른 성장으로 안전성강화 분리막 시장 규모는 같은 기간 동안 1억㎡에서 6억㎡로 6배 이상 급증할 전망입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자료제공: LG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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