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등 매출↓… '코리아 블프' 등 활로 모색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대기업들 희비 엇갈려
롯데그룹은 '경영권 갈등' 딛고 투명성 확보 기대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대기업들 희비 엇갈려
롯데그룹은 '경영권 갈등' 딛고 투명성 확보 기대
■ 2015 되돌아 본 유통업계 (상)
지난해 세월호와 함께 '침몰' 위기에 직면했던 유통업계는 올해 또다시 '메르스발' 소비침체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여기에 면세점 유치전과 롯데그룹의 경영권 다툼 등으로 유통기업들은 바람 잘 날 없는 한해를 보내야 했다.
◇메르스 여파 속 할인행사·매장 다양화 등 안간힘=지난 5월 메르스 발발로 6월부터 대표적 오프라인 유통채널인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직격탄을 맞았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각각 매출이 작년보다 10.2%, 11.0% 줄었다.
특히 백화점의 매출 영향이 커 롯데백화점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44%, 신세계백화점은 11%나 감소했다. 대형마트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11월까지 이마트는 지난해 대비 0.4%, 홈플러스는 0.5%, 롯데마트는 1.7% 매출이 줄었다. 이 가운데 홈프러스는 MBK파트너스에 7조2000억원에 인수되며 월마트, 까르푸에 이어 테스코마저 한국에서 철수하게 됐다.
메르스가 소강기에 접어들자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소비 진작을 위해 정부 주도로 진행한 '코리안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실적 반등을 꾀했다.
정부 분석결과 백화점은 이 기간에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24.7%, 대형마트는 4.3% 늘어나며 회복세를 보였다. 업계는 이후에도 할인행사를 이어가는 한편 이마트타운, 현대백화점 판교점 등 기존 매장보다 대형화·복합화한 업그레이드된 형태의 매장과 프리미엄 아웃렛을 성장동력 삼아 변화를 꾀하고 있다.
◇격동의 면세점 시장=면세점 시장은 격동의 한 해를 보냈다. 상반기와 하반기 2차례에 걸쳐 진행된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내로라하는 국내 기업들이 모두 뛰어들어 진검승부를 벌였다.
7월 상반기 신규 사업자 선정 경쟁의 최후 승자는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였다. 기존 쇼핑·관광 명소인 명동과 동대문에서 벗어나 여의도와 용산 등 새로운 거점에서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11월 진행된 하반기 시내면세점 쟁탈전은 신세계와 두산의 승리로 귀결됐다.
상반기 입찰 경쟁에서 탈락한 후 절치부심하며 뛰어든 두 번째 도전에서 성공한 신세계는 20여 년간 숙원사업으로 삼았던 면세점 사업의 전기를 마련하고 롯데와 신라가 양분한 면세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또 한때 식품·음료 등 유통부문을 축소하고 중공업 위주로 사업을 재편했던 두산은 면세점 시장 진입에 성공해 중공업 분야 부진 속에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를 얻게 됐다. 반면, 하반기 면세점 선정에서 SK네트웍스는 워커힐면세점을 잃었고, 롯데는 월드타워점을 잃는 수모를 겪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 차례에 걸친 시내면세점 사업권 쟁탈전에서 대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렸다"며 "신규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는 5년간의 시한부 사업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부담감, 탈락업체는 재고 및 고용문제로 인해 내년 상반기까지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롯데가 다툼 그룹개혁 '도화선' 될 지 주목=지난 7월 신격호 총괄회장 해임 공방으로 수면 위로 떠오른 롯데그룹의 신동주, 신동빈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롯데그룹을 깊은 수렁으로 빠뜨렸다.
형제, 부자간 첨예한 갈등이 노출되면서 실타래같이 얽힌 순환출자 구조와 국적 정체성까지 부각되면서 롯데상품 불매운동까지 이어졌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신동빈 회장이 대국민 사과로 사태 수습에 나섰고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는 물론 한국 롯데 계열사 사장들이 잇따라 신 회장 지지 선언을 하며 신 회장이 승기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신동주 전 부회장이 업무방해, 명예훼손, 해임 절차 등을 문제 삼아 한국과 일본에서 소송을 제기, 법적 공방이 이어지면서 경영권 다툼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신 회장은 경영 투명성 제고 등 롯데그룹 개혁을 선언하고, 삼성의 화학 계열사를 인수하는 동시에 호텔롯데와 계열사 상장을 통한 출자구조 개선 작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지배구조 개선, 경영 투명성 제고 등 주요 개혁과제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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