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한게임 대표 출신… '라인 퍼즐 탄탄' 일본시장 성과
20~40대 여성 타깃 소셜게임 '리얼카지노' 북미·유럽 공략
"IP 생태계 발전 위해 게임 스토리·캐릭터 부문 집중 투자"
20~40대 여성 타깃 소셜게임 '리얼카지노' 북미·유럽 공략
"IP 생태계 발전 위해 게임 스토리·캐릭터 부문 집중 투자"
■ `게임 명장`을 찾아서
(23) 정욱 넵튠 대표
"넵튠은 전 세계 사람들이 알아보는 지적재산권(IP)을 소유하는 모바일 게임사가 될 것입니다."
NHN 한게임 대표 자리를 버리고 중소 모바일게임 개발사를 차린 정욱(42) 넵튠 대표의 각오다. 정 대표는 2005년 NHN 한게임 비즈 유닛장, 2006년 NHN 이사를 거쳐 2009년부터 2년간 김정호 전 NHN 한게임 대표 후임으로 회사를 이끈 인물이다. 넵튠은 그가 2011년 11월 NHN 한게임 대표직을 사임한 후, NHN 한게임과 네이버에서 호흡을 맞췄던 이들과 14명 규모로 차린 게임사다.
"'NHN 한게임의 실적을 책임져야 하는 대표라는 자리를 과연 3년 뒤에도 지킬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고 이에 대한 확신이 안 들더군요. 또 당시 모바일게임의 길이 막 열리는 것을 지켜보면서, 지금이 아니면 시도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넵튠을 시작했습니다."
출범한 지 4년이 되어가는 넵튠은 작년 10월 모바일 캐주얼 퍼즐게임 '라인 퍼즐 타탄'을 일본에 출시한 후 견고한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이 게임의 한국 버전인 '탄탄 사천성'을 출시하며 업계에 확실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라인 퍼즐 탄탄'은 일본 시장에서 누적 다운로드 650만건을 기록한 게임으로, 일본 iOS 게임 시장에서 인기 1위, 매출 47위를 기록했다.
특히 정 대표는 '라인 퍼즐 탄탄'을 출시하며, 게임 업계에 굳어진 '선(先) 국내, 후(後) 해외'라는 출시 공식을 깨버렸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은 경쟁이 심하고 이용자 눈높이가 높은 시장입니다. 처음부터 무턱대고 지르면 안 되는 시장이라는 말이죠. 하지만 대다수 게임사들은 개발한 게임을 국내 시장에 먼저 출시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에 먼저 출시한 게임이 성적이 나쁘면, 개발자 사기가 떨어지고, 당초 세웠던 해외 출시 계획마저 포기하기 십상입니다. 하지만 대만, 동남아 등 해외에서 먼저 출시했는데 성적이 잘 안 나왔을 경우에는 그 정도로 풀이 죽진 않거든요. 발상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정 대표는 이제 북미·유럽 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넵튠은 소셜카지노 게임 개발사 HNC 게임즈를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HNC게임즈는 페이스북 기반의 소셜 카지노 게임 '리얼 카지노'(Real Casino-Free Slots & Poker)를 북미·유럽 150여 국가에서 서비스 중이다.
"우리 회사가 잘 만드는 게임이 20~40대 여성을 겨냥한 게임입니다. 그런데 북미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소셜카지노 게임은 포커가 아닌 슬롯머신이거든요. 이 슬롯머신 이용자의 70~80%가 바로 여성입니다. 소셜카지노 게임 역시 성인 여성이 많이 하는 게임이라는 것이죠. 이러한 점에서 소셜카지노는 우리가 잘하는 부분과 겹치는 장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HNC 게임즈의 소셜카지노 게임으로 북미 시장을 열고, 이를 바탕으로 여성을 겨냥한 퍼즐 게임도 진출시킬 계획입니다."
회사 설립 후 3년 만에 가시적 성과를 낸 그는 앞으로 넵튠을 막강한 영향력의 게임 IP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게임, 애니메이션, 영화 등으로 콘텐츠가 계속해 발전해나가는 '스타워즈'처럼 큰 IP를 만들어 소유하고 싶습니다. 우리 게임 IP로 살아 움직이는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는 게 꿈입니다. 넵튠을 세계 사람들이 모두 선망하는 게임 IP 기업으로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게임의 스토리, 캐릭터 부문에 집중 투자할 계획입니다."
그는 이같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내달 모바일 MOBA(공성전을 결합한 대전 액션 게임) 게임 '블랙서바이벌'을 출시할 예정이다. '블랙서바이벌'은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무인도에 갇힌 10명의 캐릭터가 최후의 생존자 1인만이 살아남을 때까지 싸우는 게임이다.
"'블랙서바이벌'로 '대박'을 내는 데 욕심을 내기보다 이 게임의 팬이 될 수 있는 이용자를 확보하는 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이 게임이 장기 시리즈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블랙 서바이벌'은 넵튠이 세계에 통하는 IP를 보유한 게임사가 되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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