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를 가꾸는 남성이 늘면서 남성용 이미용기기 매출은 올 1~10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46%나 상승했다. 특히 이 제품군 국내매출의 60%를 벌어들이고 있는 필립스코리아의 매출은 전 세계 지사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남성용 이미용기기를 판매하는 업체는 필립스, 파나소닉, 유닉스, 브라운 등이다. 이중 필립스는 지난해 4월 출시한 남성용 클렌징기기 '비자퓨어맨'이 여성용보다 7배 많이 팔리는 등 남성용 제품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다.
실제 유통업체에서도 남성용 이미용기기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하이마트는 올해 1월부터 이달 7일까지 남성용 이발기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0% 늘었다.
오픈마켓 11번가도 전기면도기, 눈썹&코털 정리기, 진동클렌저, 남성용 전기헤어고데기 등의 매출이 최근 한달간 매출이 지난해 동기에 비해 36%가 올랐다. 특히 모공, 각질, 피지까지 관리하는 남성이 늘면서 진동클렌저의 매출은 57%나 상승했다.
이런 시장 수요에 맞춰 전자랜드는 오는 15일부터 일산점에서 체험 부스를 운영하는 '뷰티기기 기획전'을 개최한다. 이 기획전의 추이를 보고 전국 지점으로 기획전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남성용 이미용기기가 국내에서 유독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이유는 취업경쟁 등으로 '외모도 경쟁력'이라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다. 자신을 꾸미는 남성인 그루밍(Grooming)족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했다. 마부(Groom)가 말을 목욕시켜주고 빗질해주는 데서 유래한 단어인 '그루밍족'은 자기 자신을 가꾸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 남자를 말한다.
또 여성용 이미용기기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새로운 매출원으로 남성용 시장을 개척하려는 업체들의 움직임이 이 같은 분위기에 불을 붙였다.
황윤지 11번가 생활가전담당 MD는 "외모를 가꾸는 '남성 그루밍족'이 증가하면서 남성을 위한 한 이미용기기가 점차 다양해지고, 남성용 비중 또한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남성 전용으로 출시한 미용기기의 경우 남성의 피부, 모발에 맞아 한 번 구입 시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인기"라고 말했다.
